이제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시대다

’N세대를 넘어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로’

9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비롯한 무선인터넷 활용 기기가 각광을 받는 등 급속한 디지털 환경 개선이 이뤄짐에 따라,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태생적으로 적응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 등장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위키노믹스’의 저자이며 디지털 시대의 ‘구루(현자)’로 불리는 돈 탭스콧이 지난해 발간한 베스트셀러 제목이기도 한 이 용어는 대중매체 환경에서 자란 동세대의 성인들과 달리 유무선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이들의 달라진 삶의 양식과 사고방식을 지칭하는 말이다.

탭스콧이 규정한 이들의 주요한 특징으로는 자유를 중시하고 개인화에 능하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성실과 열정을 보이며 기꺼이 협업할 수 있는 자질 등이다. 속도를 중시하고 혁신에 대해 집착하는 점 또한 그가 꼽은 이들 신세대의 특질이다.

탭스콧은 대중매체를 통해 길러진 베이비붐 세대(1977∼1997년 출생)와 이들 사이에는 뚜렷한 경계선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성인이 된 채 디지털 시대라는 신 영토에 발을 내디딘 구 세대가 ‘디지털 이민 세대’라면 이들은 바로 ‘디지털’ 신천지 문화에 태생적으로 길들여진 ‘디지털 원주민’이란 것.

디지털 이민 세대가 인터넷 시대의 수동적 수용자라면 이들은 적극적인 창조자의 특성을 보인다.

전형적 이민 세대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은 흔히 특정 장소에 고정된 컴퓨터에서 뉴스 및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 검색과 이메일 송수신 등에 국한된다.

반면 디지털 네이티브는 인터넷 공간을 협업의 도구로 받아들인다.

온라인 게임에서 타인과 함께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며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늘 대화한다. 또 공동의 관심사를 공유, 트렌드를 창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젓가락을 쥐기 전부터 마우스를 만지작거린 이들은 웹 공간을 놀이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단순한 도구를 넘어 협업의 장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탭스콧은 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협업의 네트워크에 익숙해지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명석한 두뇌를 갖도록 진화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1994년 이후 미국의 대학입학자격시험인 ’SAT’ 수학 및 독해 점수가 뚜렷이 상승하는 추이를 증거로 내세웠다.

지식을 공유, 전파하는 데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는 소비 방식도 과거와는 판이하다. 광고를 접하되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 의견 개진을 통해 품질 개선을 이끌고 불매운동도 서슴지 않는다.

이 같은 프로슈머들은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 접근 방식을 바꿔 출시 이전부터 소비자와 소통하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더 이상 기업은 제품의 내용과 서비스 방식을 일방적으로 정하는 주체가 될 수 없으며, 가격은 물론, 추후 제품의 개선에 이르기까지 매서운 감시와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처지다.

또한 이들에게 일방적인 전달자로서의 미디어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으며 앞으로 ‘콘텍스트(Contextㆍ상호 소통을 통해 완성돼가는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미디어에 미래는 없다고 탭스콧은 말한다.

최근의 모바일 인프라 확산은 디지털 네이티브의 수 증가 및 성장 속도를 더욱 배가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을 넘어 트위터, 아이폰, ’사물과 사물과의 통신(M2M)’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디지털 네이티브가 주도하는 사회 도래가 장밋빛 청사진만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악성 댓글 폐해, 각종 사이버 범죄, 게임 중독 등 부작용도 이미 만만치 않다.

대중 산업사회가 인간의 소외를 초래해 실존주의적 고민을 낳은 배경이 된 것처럼, 디지털 네이티브 역시 새로운 ‘반군’의 등장에 직면할 가능성은 열려져 있다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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