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미래 사회에는 인간과 감성을 소통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한다. 개인이 일상 생활에서 경험하는 모든 정보가 수집, 분류돼 질병 치료 등 필요할 때마다 손쉽게 검색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 사이의 정보가 교류하는 오감형 통신도 보편화된다.
꿈만 같은 이러한 현실을 가능케 하는 것은 바로 과학기술이다.
과학기술은 IT대항해시대에 글로벌 신시장을 선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주역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연구 성과물을 따라가는 이른바 ‘추격형 연구’에 집중했지만 최근 ‘선도형 연구’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최근 신기술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가 세계 시장 단위로 바뀌고 국가간, 기업간, 기업간, 또는 제휴기업 그룹 간 기술표준 경쟁도 치열해졌다. 글로벌화의 가속으로 소수의 세계적 표준만 생존하는 시대로의 변화가 급진전됐다. 선진국의 기술패권주의 극복을 위해 장기적으로 핵심 원천 기술 개발과 확보에 집중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선정한 10대 미래유망기술은 10년 후 우리 사회는 물론 세계 시장의 지형을 바꿔놓을 핵심 기술 들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웹을 통해 모든 정보가 창출, 공유되는 트렌드를 반영해 ‘협업 지성을 활용한 미래유망기술 발굴 프로세스’라는 부제 아래 협업 지성을 적극 활용했다.
10대 기술의 면면을 살펴보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녹색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기술들이 망라됐다. <표 참조>
‘BMI(Brain Machine Interface)’라 명명된 뇌기계접속기술이 개발되면 사지 장애인이 자유롭게 생각하는 대로 로봇이나 의수 또는 휠체어를 조절하는 신경 보장구가 상품화할 수 있다.
현재 상용화된 뇌자극 기술과 BMI 기술이 접목된다면 다양한 뇌질환 치료도 가능해진다.
미국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다국적 제약사에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RNA 기반 치료제 개발’도 우리 나라가 선수를 칠 만한 유망 기술이다.
기존에 개발된 치료 물질들이 대부분 작은 화학 분자이거나 고분자 물질인데, 이러한 물질들은 디자인과 개발 과정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비해 RNA는 디자인과 초기 개발 과정이 용이해 시간과 비용 절감은 물론 다양한 맞춤형 치료제 개발도 가능하다.
올해 과학기술계의 화두가 됐던 ‘그래핀’은 양자역학으로 예측됐던 꿈의 소재를 현실로 바꿔줄 전망이다.
기존 실리콘 소자를 이용한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술 개발이 절실한 국내 반도체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후보가 바로 그래핀이다. 탄소가 서로 연결돼 벌집 모양의 평면 구조를 이루는 ‘그래핀’은 발열량이 적고 전자 이동도가 크면서도 가공이 용이해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저탄소 녹색 성장을 위한 기술 개발도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10대 기술에는 무공해 저급석탄 에너지 기술과 염료감응 태양전지가 포함됐다.
초청정 석탄은 향후 10년 내 혁신적인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일본·호주·중국·미국·한국 등에서 기초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천연가스 및 오일샌드, 오일셰일 등의 비재래형 연료를 포함하는 화석 연료를 청정화하는 국산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식물의 광합성 과정과 매우 유사한 원리를 적용한 저비용 태양전지 기술인 ‘염료감응 태양전지’도 유망기술로 떠올랐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환경 친화성이 매우 크고 제조비용이 적다. 현재 국내에서는 기업, 출연연구소, 대학이 산학연 협력을 통해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통신 분야에서는 만물지능 세상의 신경망을 구축하는 지능공간 인지통신 기술과 사람의 몸을 통해 몸에 부착된 각종 정보 단말장치들 사이에 데이터를 주고받는 인체통신 기술이 주목받았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는 라이프로그 기술을 만나 사용자별 맞춤형 정보 제공 서비스로 진화할 전망이다. 손석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전략기획본부 기술예측센터 부연구위원은 “선진국의 기술패권주의 극복과 지속가능한 환경과 에너지 확보를 위해 미래 기술 발굴과 개발은 핵심적인 생존요소”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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