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빚어온 KAIST 온라인 전기차(OLEV) 사업에 대한 내년도 정부지원 규모가 당초 계획의 15%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KAIST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온라인 전기차의 상용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16일 지식경제부는 온라인 전기차 개발사업에 내년 2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국회 심의를 진행 중이다. KAIST가 처음 정부 측에 요청한 내년 예산 1000억원 규모에 비하면 5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지경위 소위는 여기서 50억원을 더 삭감한 150억원 규모로 예결위에 넘겼고 국회 일각에서는 전액삭감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학계와 정치권에서는 온라인 전기차 사업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거액의 정부예산을 편법으로 몰아준다며 비판해왔다.
지난 2월 KAIST가 처음 선보인 온라인 전기차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일반 전기차와 달리 도로 밑에 전력선을 깔아놓고 무선으로 유도전기를 공급받아 달린다. 온라인 전기차는 도로 밑의 전력 인프라만 제대로 구축되면 이상적인 교통수단이다. 반대론자들은 도로에 유도전선을 설치하는데 엄청난 공사비가 들고 낮은 전송효율과 전자파, 감전위험 등을 이유로 온라인 전기차 사업을 비판하고 있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올들어 교과부 추경예산 250억원을 온라인 전기차 사업에 끌어들이고 현대차 출신의 이충구 전 사장을 (주)온라인전기차 대표로 영입하는 등 의욕을 보였다. KAIST는 내년도 온라인 전기차 사업에 정부지원금, 민간투자를 합쳐 총 2000억원을 투입하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학계와 정치권 일각의 비판적 분위기를 설득시키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국회 교과위 박영아 의원(한나라당) 측은 온라인 전기차 지원예산이 타당성 절차를 무시한 편법이며 전송효율, 전자파 위험 등 기술문제로 전액삭감을 요구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KAIST가 온라인 전기차와 함께 주력하는 모바일 하버 개발사업에 대한 지원규모도 국회심의 과정에서 100억원 내외로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KAIST는 정부지원 규모가 크게 줄어들자 온라인 전기차 개발사업을 내년말까지 조기 종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춘택 KAIST교수는 “내년 초에 도로에 까는 유도코일의 너비를 10㎝로 줄인 4세대 온라인 전기차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온라인 전기차의 실용화 일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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