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 인증 신청 수와 실물경기는 3∼4개월 정도 차이를 두고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최근 한국 내 UL 인증 신청 열기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편입니다.”
송주홍 UL코리아 사장(55)은 근래 국내 UL 인증 신청 증가율을 통해 실물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체들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 UL 인증을 고려하기 때문에 신청 건수가 많다는 것은 국내 업체들의 신제품 개발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UL은 미국에 수출하기 위한 전기·전자제품이라면 반드시 획득해야 하는 안전인증이다. 최근 중소기업들도 미국 수출을 위해 UL 획득을 추진함에 따라 국내 업계에도 UL이라는 이름이 일반화됐다.
이처럼 국내서 UL 인증품이 많아진 데는 송 사장 개인의 노력도 한몫했다. 지난해 말 시작된 달러 대비 원화 약세 탓에 인증 비용 증가 요인이 크게 가중됐지만, UL코리아는 원화 기준 인증료 정책을 고수했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과거와 같은 가격에 인증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UL 측은 단기적으로 환율로 인한 손실을 감내한 셈이다.
국내 산업을 위한 인증절차 간소화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송 사장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산업 인증기관들과의 협력 방안도 꾸준히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UL은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태양광 기술의 안정성·품질 기준 및 인증서비스에 관한 포괄적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인증받은 태양전지 모듈은 미국·유럽 시장 진출시 UL 인증 제품과 동일한 자격을 부여받는다. 국내서 바로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 6∼8개월 정도 걸리던 태양광 모듈 인증 기간이 4개월 이하로 단축됐다.
앞으로 전기·전자제품 인증 분야서 새롭게 부각될 애플리케이션은 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를 꼽았다.
송 사장은 “2차 전지에 관한 안전인증은 아직 UL 차원에서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며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표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인증 신청이 늘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분야는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시장이 성숙했다”며 “국내에서도 LED 조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통해 관련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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