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 미국을 대신할 나라는 중국이 아니라, 아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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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벌써 1년을 넘어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변화들이 우리 주위를 휘감고 있다. 절대적 영향력을 구사했던 미국은 스스로도 힘의 공백상태를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다. 오바마 현 정부는 절대적 권위와 지배력을 행사했던 부시 정부의 전철을 벗어나 국제적인 현안들에서 현실을 인정하고 실용적인 노선으로 전환 중이다.

 이미 미국의 힘의 공백을 틈타 세계는 경련적인 변화의 길로 접어 들기 시작했다. ‘포스트 미국’의 자리를 놓고 중국·일본·러시아·EU 등의 나라들이 물밑에서 치열할 패권경쟁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향후 몇 년간 국제질서의 기본 틀은 미국을 포함한 이들 국가의 다극체제(Multi polar system)적 판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곧 미국·EU·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연합이 가장 핵심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삼국체제가 향후 20년간의 국제질서의 큰 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점점 세계는 하나로 통합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20년이 지난 후에는 좀 더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진보를 위해서, 그리고 다양한 전인류적인 문제들을 빠르고 강력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주체의 등장을 갈망하게 될 것이다.

 현재, 많은 이들이 과연 미국을 대체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 주체가 누구냐에 대해 상당히 궁금해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중국이 가장 우선 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물론 중국의 위상과 힘은 전보다 강해질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져 있는 국제 정세 등을 고려할 때, 미래에는 전통적인 방식인 단일 국가의 헤게모니보다는 특정 권역의 연합적 단극 체제가 좀 더 현실적이다. 즉, 미국을 대신하는 단극 체제의 가장 유력한 후보는 중국이 아니라 ‘아시아’이다. 쉽게 말해, 중국·일본·한국 등의 연합이 중심이 되는 ‘팍스 아시아나(Pax Asiana)’의 도래가 좀 더 기본적인 미래라고 보는 것이 좋다. 어렵게 정치적 연합에 성공한 EU는 당분간은 내부적으로 정치, 사회, 경제적 문제와 갈등 등을 해결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

 미국도 중국을 선택하기 보다는 아시아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비록 지금은 위기의 극복을 위해 적과의 동침처럼 중국을 파트너로 삼고 있지만, 미국에게 중국은 상당히 오랜 기간 잠재적 위협의 대상이다. 금융위기 극복 이후,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적으로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미래 중국의 최고의 경쟁자이자 위협세력인 인도를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인도는 미국에게 중국을 능가하는 소비시장이자, 중국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견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또한 미국은 어차피 국제적 흐름이 미국을 떠나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거스를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의 단일 국가보다는 한국·중국·일본을 연합으로 하는 아시아권으로 묶는 것이 더 편하다고 여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무리한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지금부터 이런 흐름을 잘 이해하고 외교적 경제적 전략과 전술을 잘 구사해야 다가오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최윤식 미래학자·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ysfutu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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