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상륙한 아이폰 열풍이 10대 연령층에서는 불지 않고 있다. 부담스러운 가격, 요금제와 더불어 국내 휴대폰 제조사가 아이돌 스타를 앞세운 신세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출시 열흘만에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연말 국내 휴대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지만 아이폰 예약 가입자 중 20∼30대가 86.9%로 10대 구매자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이통사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시즌과 함께 연말 10대들의 휴대폰 구매가 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난달 14일 출시한 ‘코비폰’이 10만대 이상 판매 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출시됐던 LG전자의 롤리팝도 일일 개통 2000대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품은 휴대폰 가입자의 13%에 불과한 10대가 전체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해 타깃 마케팅의 성공 사례가 되고 있다.
특히 LG텔레콤이 최근 삼성전자 코비폰의 구입성향을 분석한 결과, 연령별로는 10대(45%)가 20대(29%)보다 구입비중이 높았으며 성별로는 여성(65.5%)이 남성(34.4%)에 비해 두배가까이 앞섰다.
이처럼 10대 청소년들이 아이폰보다 특화폰을 선택하는 이유는 가격이다. 출고가 64만3500원대에 출시된 코비폰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풀터치폰으로 2년 약정과 4만원의 요금제를 묶으면 공짜로 구입할 수 있다. 반면, 출고가가 가장 저렴한 3G 아이폰(68만2000원)의 경우 월 4만5000원인 ‘i-라이트’ 요금제를 이용하더라도 24개월동안 월 5천500원의 단말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아이폰 요금제도 10대 소비자가 이용하기는 다소 부담스럽다. 아이폰은 부가세를 제외하고도 한달에 최소 3만5000원을 내야 무료통화 150분에 문자(SMS) 200건 무료데이터 100MB를 쓸 수 있다. 반면 KT의 청소년 요금제인 ‘알문자매니아플러스’를 이용할 경우 월 2만8500원으로 150분 무료통화에 SMS 4000건과 24분의 영상통화를 제공받을 수 있다.
아이돌 스타를 앞세운 국내 제조사들의 마케팅 전략도 10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올해초 LG전자는 롤리팝 모델로 그룹 ‘빅뱅’과 ‘2NE1’을 선정하고 ‘롤리팝’ CF송을 통해 홍보 전략을 펼쳤다. 삼성전자도 코비폰 모델로 그룹 ‘2PM’을 등장시키고 ‘마이컬러’라는 CF송을 부르게 했다.
이한전자 용산점 김민우 판매사원은 “청소년들이 아이폰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가격과 요금제를 문의하고 다른 휴대폰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님들이 주로 선택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의 아이폰 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코비폰 등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70만대 이상 판매된 히트 상품인 ‘롤리팝’의 후속 모델을 내년 2월께 출시할 계획이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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