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와 LG CNS, SK C&C 등 정보기술(IT) 서비스업계 ‘빅3’가 좌불안석이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는 물론 조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주요 부처 및 기관이 동시다발적으로 규제조치로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 또한 예사롭지 않은 수준으로 고조되고 있다.
삼성SDS와 LG CNS, SK C&C는 대기업간 컨소시엄을 금지하는 잇따른 조치로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국면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담해야 할 의무는 가중되는 등 사실상 2중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며 하소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3’는 정부 부처 및 주요 기관과의 역학 관계를 고려할 때 드러내놓고 이의와 불만을 제기할 수 없는 구조라는 데 고민을 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른 바 ‘반 빅3’ 진영의 결집된 세몰이 또한 부담 아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토해양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조달청의 잇따른 대기업간 컨소시엄 금지와 관련, 빅3는 ‘그랜드 컨소시엄’ 자체가 고도의 전략적 선택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공동 수주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설파한다.
빅3 관계자는 “정보화 사업 예산 규모가 크고 과업 내용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어 특정 업체가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적지않다”며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행할 경우에 각각 보유한 전문 기술을 활용,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빅3간 연합이 가격 경쟁을 조장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저가·출혈 경쟁이 중견·중소 IT서비스업체로부터 촉발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빅3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간 컨소시엄 금지 취지가 중견·중소 IT 서비스 기업 참여 확대를 통한 IT 서비스 및 SW 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10여년간 중견·중소 IT 서비스 기업의 참여와 경쟁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대기업 입찰 참여 제한과 중견·중소기업 참여시 가점 부여 등 특혜에 가까운, 파격적인 조치가 무수히 단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중견·중소 IT 서비스 기업의 경쟁력은 예나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의 압박 조치에도 적지않은 불만과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정보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이행과정에서 인지하거나 취득한 정보를 무단으로 누출한 사업자를 부정당사업자로 지정, 6개월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조치와 지식경제부가 추진하는 불공정 하도급 거래 IT 서비스 기업의 공공 부문 입찰 제한이 사실상 ‘빅3’를 타깃으로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조치가 구체화될 경우에 ‘빅3’의 운신의 폭이 상당 부문 제한되고 비용 등 각종 부담도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빅3’ 한 최고경영자는 “주요 부처 및 기관의 의사결정에 아쉬운 점이 적지않은 게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자칫 자사 이기주의 혹은 기업이기주의로 곡해될 여지가 많아 이렇다 할 의견을 표시하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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