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이 쪼들리면 전화나 인터넷부터 끊을까. 아니면 거실에서 TV를 치울까.’
답은 둘다 ‘NO’일 가능성이 높다. 가입한 방송·통신서비스를 다른 회사로 옮길지언정 해약하지 않을 비율이 높다. 실제로 세계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지난 2007년 33억명을 돌파한 뒤 계속 늘어나고, 미국의 유료방송 가입자가 매년 1억명 이상 유지되는 등 경제가 어려워도 방송·통신 수요가 꾸준하다.
7일 주요 시장조사기관과 외신에 따르면 방송·통신이 21세기형 필수재로 자리 잡으면서 방송·통신 가입자로부터 살 길을 찾는 사업자가 늘고 있다. 특히 가입자 기반 사업으로 수익을 안정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77개 국가에서 방송통신사업을 하는 비방디는 지난 2004년 모로코 제1 통신사업자인 마록(Maroc)텔레콤을 사들여 지난해 기준으로 현지 이동전화 가입자 1450만명과 유선전화 이용자 130만명을 확보했다. 또 마록텔레콤을 발판으로 삼아 모로코에서 통신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브리키나파소·가봉·모리타니아·말리 등 아프리카 국가의 1위 통신사업자들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가입자 규모 확대에 나섰다.
비방디는 지난달에도 유료TV 까날플러스프랑스 지분율을 65%에서 75%까지 끌어올리기로 하는 등 가입자 유지·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유럽의 3대 이동통신사업자인 프랑스텔레콤도 지난달 도이체텔레콤의 영국 사업부문에 이어 15억유로를 들여 덴마크 TDC의 스위스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 미국의 스트린트넥스텔도 지난달 말 4억8300만달러를 투입해 버진모바일USA를 합병, 520만 고객을 묶어두기 위한 통신망 확충 작업을 벌였다. 두 회사 모두 가입자를 늘려 수익을 안정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됐다.
또 이탈리아 미디어셋이 새로운 디지털 유료TV를 내세워 위성방송 스카이이탈리아의 가입자를 빼앗겠다고 선언했고, 미국 AT&T와 버라이즌와이어리스가 3세대 이동전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광고를 두고 신경전(소송)을 벌이는 등 세계 굴지 방송통신사업자들의 가입자 가두기(lock-in) 전쟁이 한창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시장 위축으로 최대 케이블 TV사업자 컴캐스트의 지난 2분기 광고 매출이 20%(3억2500만달러)나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이 안정적인 가입자 요금의 가치가 치솟는 경향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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