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책 부재가 부른 IT투자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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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를 위한 창조적 투자만이 지속 가능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46회 무역의 날’ 기념식 치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투자 확대로) 주력산업 경쟁력을 더 높이고, 새로운 주력산업을 만들어 내야한다”고도 강조했다.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투자 중요성은 수도 없이 언급된다. 올 한해 한국 IT산업의 성장비결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중반 글로벌 IT경기가 경색됐지만 한국 IT업체들이 투자에 적극 나섰고, 그 결과 올 해 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발표된 2010년 IT산업 투자 계획 조사결과는 실망스럽기만 하다. 산업은행이 주요기업 359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내년 IT업계 투자규모는 올해보다 12.7% 증가하지만 2008년과 비해서는 20%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T대기업들이 그동안 정부의 정책방향에 맞춰 돈이 몰리는 IT보다는 ‘그린(녹색산업)’에 투자를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는 기업의 영속과 깊은 관계를 갖는다. 기업이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신수익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투자가 필요하다. 올해 IT산업계의 실적이 우려와 달리 나쁘지 않았다. 현금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IT업계가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은 심히 우려스럽다. 한국 경제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는다. 단일 산업으로는 최고다. 이 부분 투자가 줄인다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막는 것일 수 있다. 단순한 IT시장 포화인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R&D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이 투자에 나서지 못하면 정부의 투자유도 예산 배정도 헛수고다. 주력 수출품목인 IT부문 투자예산을 줄이는 행위는 단순히 기업의 책임만이 아니다. 정부가 IT부문을 축소하겠다는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업체에 보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소통부재, 정책 부재의 현주소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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