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보기술(IT) 투자가 기대만큼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산업은행이 3598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주요기업의 2010년 설비투자 계획’에 따르면 내년 전기전자·통신 등 IT업계 투자규모는 21조5642억원으로 올해 19조1421억원에 비해 12.7% 증가했지만 2008년 27조5923억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산은의 설문은 경기회복 목소리가 높아가던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이뤄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주요기업의 IT투자는 전년에 비해 30%나 급감했음에도 내년 투자 증가폭은 이를 상쇄할 만한 수준을 크게 밑돈 12.7% 증가에 불과하다. 경기회복 전인 2008년에 비해 21.8%나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전산업의 내년 투자규모가 작년에 비해 12.2%, 2008년과 비교해서도 7.2% 증가할 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차세대 먹거리를 주도할 IT에 대한 소극적 투자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IT업종별로는 전기전자업종이 내년 14조5397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조3379억원에 비해서는 17.8% 늘었지만 2008년 20조300억원과 비교해서는 대폭 줄었다. 전기전자업종은 지난해 전년대비 투자규모를 38.4%나 축소했다. 전기전자업종을 세분화하면, 가정용기구만이 2008년에 비해 내년 2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나왔을 뿐 컴퓨터 및 사무기기, 전기기계 및 장치, 전자부품 등은 2008년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통신업도 유사하다. 올해 6조8042억원으로 작년 7조5623억원에 비해 10% 투자를 줄인 통신업계는 내년 투자규모가 7조245억원으로 올해보다 3.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과 비교하면 7% 이상 줄었다.
비IT산업(제조업)의 투자규모는 내년 33조9000억원으로 2008년의 32조1000억원과 올해 31조7000억원에 비해 모두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투자는 2008년 36조6000억원, 올해 40조8000억원, 내년 46조7000억원으로 3년 연속 상승하는 추세다. 전산업 투자규모는 내년 95조1000억원으로 2008년(88조7000억원)과 2009년(84조8000억원)과 비교해 모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전반적인 투자 확대 기조속에서 IT산업만의 투자회복 속도가 느려, 이에 대한 전방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업계는 IT산업의 성장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중장기 IT투자 및 산업 발전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당하고 있다. 산업은행 역시 “전체적인 회복기조 속에서 IT산업의 투자규모가 2008년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내부자금 의존비중이 상승하는 등 보수적 투자성향을 지속하고 있다”고 기대보다 낮은 투자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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