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아이폰이 지난 주말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쇼 아이폰 런칭 페스티벌’을 통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를 알렸다. 국내 출시를 기대리던 소비자들에게 ‘다음달폰’ ‘내년 폰’이라는 닉네임으로 간절함을 안겼던 아이폰이 이제서야 손에 쥘 수 있게 된 것이다.
KT의 김우식 개인고객 부문 사장은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외국에 비해 현저히 낮지만 아이폰 도입을 계기로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 산업도 발전할 것”이라며 아이폰의 국내 데뷔가 갖는 의미를 요약했다.
◇어김없이 등장한 줄서기 행렬=KT는 이날 행사에서 미리 추첨을 통해 선정된 1000명의 예약 가입자를 대상으로 현장 개통을 실시했을 뿐만 아니라 아이폰의 데뷔무대를 직접 지켜보려는 사람들까지 몰리면서 잔치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초 KT는 개통 전날인 27일 오후 10시부터 줄서기 행사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아이폰의 열기는 예상보다 뜨거웠다. 이미 27일 오전부터 행사 참여를 위한 줄서기가 시작돼 KT는 당초 계획보다 이른 오후 4시부터 행사장에 직원을 배치했다. 선착순 300여명에게 무료통화권 등의 선물을 지급됐다.
28일 오후 2시 드디어 아이폰 티셔츠를 입은 김우식 개인고객 부문 사장이 행사장에 들어섰다. 스포트라이트는 김 사장과 함께 등장한 국내 아이폰 1호 개통자 허진석(25세·학생)씨에게 집중됐다. 허씨에게는 아이폰 1년 무료 통화권 등 다양한 경품이 제공됐다.
◇사전예약 6만명 돌파=지난 22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시작된 사전예약자는 6만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 아이폰 가입자는 20대 36.9%, 30대 50%로 나타나 IT와 인터넷에 친숙한 젊은층의 기호를 반영했고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이 80%로 여성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보였다. 이날 행사 참여자들도 대부분 20∼30대의 남성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아이폰 신청자들은 아이폰을 지급받은 후 기존 KT사용자, 번호이동(MNP), 신규 가입자 등으로 나눠져 유심(USIM)을 지급받았다. 이들은 세계 2600만이 넘는 아이폰 사용자 대열에 합류했다.
현장에서 아이폰을 지급받은 주도영(21세·학생)씨는 “타사 서비스를 사용해 왔고 약정기간도 남았지만 아이폰 출시를 기다려 오던터라 미련없이 아이폰을 선택했다”며 “애플이 사용자인터페이스(UI)나 앱스토어 등으로 고객의 요구에 선제 대응한 것이 아이폰을 선택한 이유”라고 밝혔다.
◇쇼옴니아도 비슷한 보조금 지급=아이폰 출시와 관련된 시장의 초기 반응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아이폰이 불러온 스마트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SK텔레콤·삼성전자 등의 보조금 지원 확대와 요금제 인하 및 다양화 등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날 KT가 곧 내놓을 또 다른 전략 스마트폰 ‘쇼옴니아’에도 아이폰과 비슷한 수준의 보조금이 지급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을 끌었다.
김우식 사장은 이날 “기존 단말기에 비해 아이폰에 주는 보조금 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스마트폰 단말기가 고가인만큼 일반폰보다 보조금을 더 써 진입장벽을 낮추는게 자연스럽다”며 “쇼옴니아에 대해서도 (보조금 수준을) 비슷하게 가져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이폰의 사후서비스(AS)에 관련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일부 불편함이 예상되지만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