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드폰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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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휴대폰 시장에서 슬라이드형 제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과거 휴대폰 시장은 슬라이드 제품과 폴더 단말기가 주종을 이뤘지만 풀터치폰이 보편화하면서 슬라이드 제품이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폴더 휴대폰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특화폰이나 외부 발광다이오드(LED) 장식 등으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휴대폰 제조업체의 판매 실적을 취합한 결과 올해 판매 순위 톱5를 기록한 휴대폰은 풀터치 3종과 폴더 2종이었다. 슬라이드형 휴대폰은 올해 판매 순위 톱5에 한 제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슬라이드형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SPH-5200’가 올해 55만대, LG전자가 올해 LG텔레콤을 통해 출시한‘LV3800’이 8만5000대 팔려 체면치레를 했지만 이 제품들은 24개월 약정만으로 구입 가능한 저가형 모델들이다.

 풀터치폰은 4 대 3 비율의 전형적인 디자인의 틀을 깨고 다양한 화면 크기와 비율, 풀브라우징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인식되면서 올해 휴대폰 시장의 주류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에서만 300만대의 풀터치 휴대폰을 판매했으며 세계시장에서도 풀터치폰 시장 진입 2년 만에 5000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와 함께 휴대폰 시장에서 슬라이드 폰에 밀려났던 폴더 폰이 올해 들어 LED 외부 디자인과 특화 기능 전략으로 다시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슬라이드 폰의 설 자리를 뺏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초 내놓은 폴더 폰인 ‘롤리팝’은 52만원대의 가격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외부의 LED 장식과 넓은 키패드로 지난해 말 LG전자가 출시한 ‘아이스크림’ 시리즈와 함께 청소년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른바 효도폰으로 불리는‘와인2’도 지난해에 이어 꾸준한 판매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말 출시한 ‘보디가드’가 호신 기능으로 시장에서 반응을 일으켰고, 외부 화면에 원형 윈도 디스플레이 LED를 배치하고 휴대폰 폴더를 자동으로 열 수 있는 오토 폴더 기능을 대중화한 ‘매직홀’도 빠른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제조업체 디자인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출시돼 폴더 폰의 자리를 빼앗았던 슬라이드 폰이 보급형으로 전락하면서 소비자들이 다소 식상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슬라이드 제품이 폴더형 제품과 디자인에서 별 차이가 없고 폴더형 제품보다 키패드가 좁아 문자 사용이 불편한 점 등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