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녹색성장을 얘기하면 항상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분야가 스마트그리드 관련 산업 분야다. 단순히 전력을 절약하는 것뿐만 아니라 파생되는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기기와 통신을 접목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스마트그리드가 가격신호의 역할을 하고 거기서 소비자의 수요도 만들어내고 정부는 정책을 구현해 나가야 한다.
지금 널리 보급된 인터넷처럼 에너지 인터넷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에너지의 중요한 축인 신재생에너지가 보급되기 위해서라도 스마트그리드의 역할이 중요하다.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6%를 넘으면 기존의 전력망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질적 문제 즉 출력패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전력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현재 발전설비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스마트그리드로 소비자의 수요패턴을 평준화시켜 예비력을 커버할 수 있다.
전력산업과 유관산업 간 융합을 통해 스마트미터, 스마트가전, 배터리 및 전기차 충전소, 전력소비 컨설팅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가능하다.
이렇게 조기 창출된 내수 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거대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68조원의 내수 시장과 연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세계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확대해 2030년에 480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북미지역에 2030년까지 1000조 시장 얘기도 있다. 다른 나라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미국은 2003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시범도시를 지정하고 계량기 5만대와 전기차 600대를 보급하고 올해 ‘경제 회복 및 재투자법’에 따라 기술 개발에 4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프랑스·독일·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회원국간 전력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스마트그리드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일본 또한 태양광발전 확대를 위해 전국 10개 섬에서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민간기업 중심으로 관련 분야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기술 수준은 미약하지만 좋은 추진 여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핵심 분야의 기술 개발을 놓고 볼 때 제주도 실증사업이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3년 반 동안 진행될 사업은 전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IT나 가전 등을 활용해서 구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제주 실증단지 공모과제 평가 결과 11개 컨소시엄 180개 기업이 참여했는데 사업 분야가 다른 기업들이 고루 섞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생소한 분야의 정보 교류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정부는 2012년까지 도시 단위, 2020년까지 광역, 2030년까지 국가 단위로 스마트그리드를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향후 중요한 과제로 전력망의 오픈 플랫폼화가 있다. 그 단계는 한국전력이 기여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한전의 역할의 굉장히 중요하다.
일부 사업 분야에서 굉장히 성급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다. 결국 각 분야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쉐어링하느냐가 블루오션화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엄찬왕 지식경제부 전력산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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