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안정화 100점 만점은 없기에 항상 대비"

 신한금융투자 방세광 IT본부장

 

 “증권 업무 특성상 장 운영 중 5분이라도 주문체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득이 되거나 독이 될 수도 있다. 고객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다.”

 모든 기업 IT담당자에게 시스템 안정화는 그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동시대 최대 과제이다. 지난 8월 말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한 신한금융투자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인 방세광 본부장은 마치 자신에게 부여된 숙명같은 과제라 털어놨다. 증권사 부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시스템 안정화를 최우선순위로 두고 노력해 왔지만 끝이 없다는 것. 그만큼 증권사의 IT 시스템은 은행, 보험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 훨씬 민감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방 본부장은 “지난 20여년간 증권IT 업무를 담당해 오면서 ‘이 정도 노력했으면 됐어, 그만 해도 돼’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시스템 안정화에는 100점 만점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에 항상 대비해야 했다”고 말했다.

 방세광 본부장은 차세대 프로젝트 이후 시스템 안정화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본시장법 이후 금융투자회사로 탈바꿈하면서 해외주식주문서비스, 체크카드서비스, 소액결제서비스 등 365일 24시간 무정지 서비스 체계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젠 정말 24시간 비상대기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최근 시스템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했다. 각종 시스템의 지표 관리를 보다 체계화함으로써 장애를 예측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00% 예방할 수는 없어도 장애를 사전에 예상할 수 있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방 본부장은 “시스템 부하가 높아지는 경우 계수를 사전 관리함으로써 실제 장애가 발생하기 전에 조치를 취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 안정화와 함께 CIO로서 고민하는 부분은 사내에서의 IT 역할이다. 회사의 비즈니스 전략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의 IT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IT서비스는 시스템 콘텐츠 뿐 아니라 현업의 IT 개발 요구에 대한 대응도 포함된다.

 방세광 본부장은 “차세대 시스템 개발로 기본 인프라는 이제 잘 구축됐기 때문에 이를 적용하는 사람들의 서비스 마인드와 IT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최근 IT서비스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과장급 인력 4명으로 구성된 TF팀을 만들어 개선 과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관계관리(RM) 조직을 강화하고, 사내 메신저도 소통 채널로 활용하는 등 IT서비스 체계를 개선할 계획이다. 특히 사내 메신저 내 상설 대화방을 개설해 실시간 업무 요청이 가능하게끔 할 예정이다.

 방 본부장이 평소 IT직원들에게 기술 전문가가 아닌 IT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도 IT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는 “기술적인 부문에만 집착하면 내외부 고객들이 원하는 IT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며 “IT기술과 회사 비즈니스를 동시에 이해해야 하고, 그래야만 진정한 IT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 본부장은 요즘 차세대 시스템 때문에 미뤄뒀던 프로젝트들을 추진하는 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투자가 선물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해외선물 등 선물시스템 구축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선물업 진출을 위한 시스템 구축도 사실상 차세대 프로젝트가 한창이었던 올해 초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바로 이같이 새로운 비즈니스로 인한 추가 시스템 개발 작업이었다.

 신한금융투자가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 해외선물시스템을 비롯해 리스크관리시스템, 퇴직연금시스템, 관리회계시스템,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소액결제시스템 등 다수의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됐다.

 방세광 본부장은 “과거 어떤 프로젝트 때보다도 복잡하고 힘겨운 기간이었다”며 “각각의 개별 프로젝트와 차세대 시스템이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설계 및 개발되기 때문에 프로젝트간 선후행 요건 등에 대해 치밀한 일정 관리가 상당히 중요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신규 개발 프로젝트들이 예정했던 기간에 진행되지 않고 일정 기간에 모두 몰리면서 신한금융투자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철저한 진척관리를 통해 과부하 업무에 대한 일정 지연을 최소화했고, 최종적으로 6주의 기간을 테스트 시간으로 더 확보해 시스템의 안정적인 오픈에 최선을 다했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방 본부장이 CIO로 임명된 이후 최대 과제이자 지금껏 가장 많은 기간을 투여했고 고민했던 작업이었기에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유연한 아키텍처를 구성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데 많은 비중을 뒀다. 물론 0순위는 시스템 안정성이었다.

 방 본부장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요구하는 워크플로를 신한금융그룹에서 사용하는 전사정보포털(EIP) 시스템인 ‘골드윙시스템’를 이용해 구축함으로써 사용자들의 업무처리 효율을 극대화했다”며 “차세대를 통해 비밀번호 및 주민등록번호의 암호화는 물론 고객의 개인정보까지 암호화하는 등 고객정보의 유출을 근원적으로 차단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방세광 본부장은

 1986년 1월 쌍용투자증권에 입사해 지금까지 20여년간 증권IT를 담당해왔다. 첫 직장은 쌍용투자증권이었지만 인수합병을 통해 굿모닝증권, 굿모닝신한증권으로 변경됐다. 그는 원장 이관 프로젝트를 비롯해 합병에 따른 IT 통합 작업 등 다양한 IT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지난 2006년 12월 굿모닝신한증권 IT 본부 본부장으로 임명돼 현재까지 최고정보책임자(CIO)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굿모닝신한증권은 신한금융투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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