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지난 2002년부터 IT계열사인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을 통해 토털 IT아웃소싱을 받고 있다. 벌써 7년이 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토털 IT아웃소싱 서비스에 대해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몇년 전부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식을 시도해 왔지만 토털 IT아웃소싱 서비스의 효율화는 우리은행에게 여전히 큰 고민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우리은행의 IT부문을 총괄하기 시작한 조용흥 시너지추진단장도 마찬가지로 이 부분을 깊게 고민하고 있다.
“지난 6월 우리금융정보시스템과의 7년간 토털 IT아웃소싱 계약이 완료되고 다시 5년간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받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계약은 보다 효율적인 IT아웃소싱 서비스가 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우리은행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인 조용흥 단장은 올해 우리은행의 주요 IT전략과 과제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대해 가장 먼저 우리금융정보시스템과 진행한 IT아웃소싱 재계약 이야기를 꺼낸다.
우리은행은 과거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이 설립된 이후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대표가 은행 CIO를 겸직해 오다 지난 2007년 11월부터 은행 내 자체 CIO를 두기 시작했다. 과거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한때 은행 내 자체 CIO가 있었지만, 당시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대표는 우리금융그룹의 전체 CIO를 맡고 있었다. 따라서 은행의 IT전략을 100% 총괄하는 CIO는 2007년 11월부터다. 당시 조덕제 CIO도 IT아웃소싱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조 단장은 “그동안 IT아웃소싱에 대한 비용을 줄이고 우리금융정보시스템도 나름대로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왔다”면서 “우선적으로 IT아웃소싱에 대한 비용절감을 위해 지난 6월부터 실시되는 재계약 내용 중 일부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이중 대표적인 게 종량제 도입이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IT인프라 운영이나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모든 IT아웃소싱 서비스에 대한 인력투입만을 기준으로 비용을 지불해 왔으나 이제는 처리건수나 개발기간, 또는 실제 IT자원 사용량을 기준으로 지불할 계획이다. 올해와 내년에는 시범 적용 기간으로 기존의 인력투입만을 기준으로 하는 정액제와 종량제를 혼용해 사용하고 오는 2011년부터는 모든 IT아웃소싱 서비스를 종량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가장 먼저 헬프데스크 등에 시범 적용된다.
이와 함께 기존에 우리금융정보시스템에 있는 비즈니스애널리시스(BA)인력 12명 중 6명을 은행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앞으로 보다 현업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현업의 요구에 대응하는 한편, 현업의 고민을 먼저 고민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조 단장은 “BA인력 이동의 배경은 무엇보다도 그동안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내에 있으면서 현업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요구를 따라가는 수준에서만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면서 “이들은 우리금융정보시스템과 은행 현업간의 가교역할을 맡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이 비용절감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도 새로 신설해 계약내용에 포함시켰다. 이번 재계약 이후 일어난 사례는 아니지만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지난 2008년 연말 특정 기간 중 사용량이 폭증하는 것에 대비해 테스트 장비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메인시스템 증설 용량을 줄인 바 있다. 당시 3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러한 사례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조 단장의 또 하나의 고민은 이달부터 시작된 우리은행의 데이터센터 이전 작업이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그룹 전 계열사의 정보시스템은 오는 2010년 5월까지 현 잠실 센터와 오금동 우리투자증권 데이터센터에서 상암동 우리금융그룹 데이터센터로 이동된다. 총 3400대의 IT장비를 이전시키는 우리은행은 내년 2월까지 총 6단계로 나눠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정보시스템 이전 규모로는 최대다.
“이번 정보시스템 이전은 무중단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DR(재해복구)시스템을 실제 가동하고 있습니다.” 조 단장의 말이다. 은행의 DR시스템은 비상시를 대비해 구축해 놓고 있지만 일상적으로 가동하는 시스템이 아니어서 실제 비즈니스에 투입하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 그만큼 DR시스템이 정교하게 구축돼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데이터센터 이전에 대한 리스크는 존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에 대한 사전 대책으로 빅뱅방식에 따른 리스크, 시스템 복잡성에 따른 리스크, 단계별 이전 계획에 따른 리스크, 의사소통에 따른 리스크, 천재지변에 따른 리스크 등 각종 상황별 리스크 방안을 마련했다. 또 각 상황에 대비한 리허설도 이미 20번을 넘게 진행했다.
조 단장은 다른 은행과 달리 특이한 형태로 CIO를 맡고 있다. 조 단장은 IT지원부와 함께 은행 내 영업점의 전략을 수립하는 시너지추진부도 함께 맡고 있다. 이 두 부서가 합쳐져서 시너지추진단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단장은 “시너지추진부와 IT지원부가 함께 있어서 은행 경쟁력의 기본이 되는 영업점에 대한 혁신 전략을 마련하는 데 유리한 점이 많다”면서 “현금자동화기기(ATM) 배치를 비롯해 영업점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종 IT지원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대표적 사례가 내년부터 구축하게 될 현금자동화기기관리시스템(ATMS)이다.
우리은행이 새롭게 추진할 가장 큰 프로젝트는 카드시스템 구축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주에서 개발 범위를 조정한고 있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약 4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현재 농협, 하나카드, 국민카드 등이 속속 고도화된 차세대 카드시스템을 가동했거나 구축 중인 상황에서 우리은행도 카드시스템 구축 시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은 내년에 지리적고객관계관리(G-CRM)구축과 가상화 프로젝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조용흥 우리은행 시너지추진단장은
1975년 부산 동래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0년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94년 영국 에식스(ESSEX)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조 단장은 지난 1979년 우리은행(당시 상업은행)으로 입행해 신용정보팀 부장, 뉴욕지점장, 전략영업본부장, 시너지추진실수석부장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시너지추진단장을 맡아오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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