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전 `존재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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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냉장고 폭발 등으로 브랜드에 치명타를 입은 삼성전자가 가전사업부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사업 수장을 전격 교체한 데 이어 생산·기술·개발 등 각 부문까지 대대적인 쇄신에 나섰다. 특히 세트(DMC) 부문을 총괄하는 최지성 사장이 직접 ‘소방수’로 나서면서 삼성에서 ‘계륵’으로 몰렸던 가전이 화려하게 부활할 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25일 생활가전사업부를 맡았던 최진균 부사장이 물러나면서 최지성 DMC 부문 사장이 이를 직접 챙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 측은 임기가 정기인사 전까지로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부문 총괄이 사업부를 직접 맡아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실제로 삼성은 이미 사업부장뿐 아니라 생산과 기술 핵심라인도 전격 교체했다. 개발팀장을 새로 중용했으며 대표적인 가전 생산기지의 하나인 중국 쑤저우 가전공장 총괄 책임도 연쇄 인사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삼성은 총괄에서 생산·연구개발까지 전 부문을 새롭게 정비하면서 가전 사업의 새로운 틀을 마련했다. 특히 최 사장이 직접 사업부장을 맡아 가전에서도 ‘최지성 효과’가 나올 지에 안팎의 관심이 모아진 상태다. 이미 최 사장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가전을 1등 사업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사실 삼성 입장에서 지금까지 가전사업은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삼성 브랜드를 놓고 볼 때 가전은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지만 내실면에서는 수 년 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 급기야 97년 당시 삼성전자 총괄 대표에 오른 윤종용 부회장이 직접 가전사업을 챙기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윤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가전사업부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가전사업부는 총괄에서 사업부로 격하된데 이어 올해 이뤄진 조직개편에서는 DMC총괄 산하 사업부로 내려 앉았다. 최근에는 3대 가전의 하나인 에어컨을 영상사업부로 넘기는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 사장의 가전 1등 공언 발언 이후에도 연이어 악재가 터졌다. 국내에선 지펠 냉장고가 폭발해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크게 화를 낸 데 이어 전 세계적으로 리콜 조치를 단행했다. 말레이시아법인이 생산한 삼성전자의 전자레인지는 최근 누전 우려로 미국에서 자진 리콜을 시작했다.

 새로 사업수장을 맡은 최지성 사장이 가전 부문에서 확실한 이정표를 세울 지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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