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네트워크] (4부)교통·물류시스템-2020년 길에서는…

 # 김씨 부부는 맞벌이를 한다. 그들 사이에는 초등학교 2학년인 영호가 있다. 영호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집안도우미 로봇이 주는 간식을 먹고 휴식을 취한 후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학원으로 향한다.

 김씨 부부는 자녀가 이동하는 모습을 모니터링하는 전봇대와 연동해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도로와 거리 곳곳은 모든 위협을 감지하고 네트워크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설치됐기 때문이다.

 영호가 피아노 학원으로 가는 도로에는 공사 현장이 있다. 영호가 무심결에 그 근처를 지나자 말하는 벽이 “위험하니 조금 돌아서 가는 게 좋겠다”고 영호에게 충고해 준다. 영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공사 현장을 피해서 피아노 학원으로 간다.

 학원이 끝나고 친구들과 장난치며 뛰어가다가 영호는 길에서 넘어진다. 영호가 엉엉 울자, 소리를 감지하고 연락하는 가로등이 영호의 신원을 확인하고 김씨 부부에게 연락한다. 김씨는 휴대폰으로 영호에게 전화를 걸어 안심시키고 다독거린다.

 

 # 김씨가 거래처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 운전대 옆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도착 지점을 입력한다. 평소 가던 길에는 대규모 시위가 있으니 우회도로를 이용하라고 조언해 준다. 디스플레이 상단에는 최적의 자동차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검사받을 위치와 날짜가 항상 표시돼 있다.

 뿐만 아니라 퇴근하는 길, 집 가까이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한우와 고등어를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는 정보를 보여 준다.

 매월 15일은 영호의 수강료를 내는 날, 자동이체 신청을 잊어버린 김씨는 운전대 옆의 디스플레이로 은행 사이트에 접속한다. 철저한 본인 인증 과정을 거쳐 계좌이체를 실행하고 다시 운전을 한다. 은행 관련 데이터의 유출이 없도록 모든 통신 과정과 내용이 자동차 시동이 꺼짐과 동시에 삭제된다.

 

 2020년 미래네트워크의 교통·물류 시스템이 구현하는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최종적으로는 천재지변을 스스로 감지하고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모습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세상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는 도로, 거리 등 공공장소의 범죄 및 사고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감시·신고·출동 시스템을 설치하고 공간별로 이뤄지는 치안 서비스를 개인에게 특화된 경호 서비스로 한단계 발전시킨 개념이다.

 김씨 부부의 사례에서 보듯 만물지능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미래의 교통 시스템은 시스템 내외부에 있는 다양한 사물들이 능동적으로 대화를 한다. 위험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기도 하고 실제로 위험에 빠진 사람의 신원까지 파악해 관계자들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특히 지능형 자동차는 안전한 차량 운행 정보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한 물류 정보와 금융 서비스까지 품에 안을 태세다. 지금도 일부 고가 차량에서 보이지 않는 곳의 위험까지 파악해 주는 첨단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는 데다 데이터 통신을 통한 가장 빠른 길을 찾아주는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안전한 차량 운행, 쇼핑, 금융 서비스 등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가 모두 지능형 자동차 안에서 이뤄지게 된다.

 도로와 거리에서 움직이며 일어날 수 있는 일상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위협을 인식하고 누구나 안심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할 날도 머지 않았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