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과학기술계 원로가 입을 열었다. 오명 건국대 총장은 “현 정부 들어 교육부총리와 과기부총리가 없어졌다”며 “초기 대통령의 구상과 좀 달라진 것 같으며, 아직까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간다는 평가를 내리긴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완곡한 표현이지만 다시 한번 새겨볼 일이다. 오명이 누구인가. 체신부 장관과 과기부총리를 지낸 우리나라 대표적인 정보기술(IT)·과학기술업계의 대부다. 그만큼 산업을 꿰뚫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 그가 얘기를 꺼냈다. 정통부와 과기부를 해체한 것이 과연 국가산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다름 아닌 우리가 앞선 정부조직과 산업정책을 버리고 이미 실패로 결론이 난 일본식 모델을 따라간데 대한 비판이다.
IT와 과학기술은 누가 뭐라 해도 우리나라 국가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런 IT와 과학기술이 고용을 갉아먹고 기득권에 안주한다는 이상한 논리로 공박을 당했다. 우리의 강점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작업을 했는지에 대한 자문을 해보자는 것이다.
IT는 특히 수출의 35% 이상을 차지하며 먹을거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재에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과학기술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분야다.
미래산업, 미래부처에 대해 다시 한번 들여다 보자는 얘기다. 부처의 특성상 기존의 정통부를 지경부와 행안부, 문화부로 갈라놓았다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과학부 역시 장관이 입시에 매달려 있는 상황에서 과학기술은 설 땅이 없다.
그런 점에서 오 총장의 쓴 소리는 한번 더 경청할 필요가 있다. 혹시라도 우리가 작은 성취에 너무 자만하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산업까지도 파당적 이해의 산물로 보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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