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동심과 `짝짜꿍`

 어린이들이 ‘팜빌(FarmVile)’에서 땅 갈고 씨 뿌리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사이버 농사(소셜 네트워킹)가 더 이상 어른이나 10대 청소년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얘기다.

 8일 CNN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들이 페이스북이나 마이스페이스처럼 성인과 13세 이상 10대 청소년을 위해 디자인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서 친구·사회와 교류하고 있다.

 실제로 퓨인터넷리서치가 10대 청소년 700명과 935명에게 두 차례 조사했더니, 12∼14세 응답자의 38%가 소셜 네트워킹을 위한 ‘온라인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었다. 또 이들의 일부는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이용해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매일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등 미국 내 주요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는 ‘13세 이상’ 등으로 이용 자격을 자율 규제하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확인하는 수단이 없어 많은 어린이가 ‘팜빌’ 등을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퓨인터넷리서치는 이런 데이터들과 함께 많은 어린이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로그온하는 정성적 증거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발견된다고 풀어냈다.

 기업의 움직임도 적극적이어서 어린이를 위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내놓기 시작했다. 디즈니가 게임을 제공하되 사회적 관계 맺음 기능을 제한한 ‘클럽 펭귄’을 선보인 것이다. 이러한 어린이 지향 사이트는 ‘미래 주류 소셜 네트웍스에 앞선 일종의 교육 마당’으로 해석됐다.

 아만드 렌하트 퓨인터넷리서치 선임연구원은 “그들만의 세상(소셜 월드)이 그 곳(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것”이며 “각 사이트에서 이용자 나이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전해 13세 이하 어린이의 소셜 네트워킹 확산이 지속될 것임을 엿보게 했다.

 몇몇 과학자는 이런 현상이 인터넷 중독을 부르거나 어린이 사교성과 뇌에 해로울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옥스포드대학의 수잔 그린필드 박사(뉴로사이언스)는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와 같은) 기술들이 윙윙거리는 소음과 밝은 빛에 이끌리기 쉬운 어린이들의 뇌를 초기 발단 단계에 머물게 할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를 뒷받침할 만한 확고한 연구결과가 없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유해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 대부분이 소셜 미디어 사이트를 ‘적당히 긍정적인 방법’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쓴 어린이의 뇌가 더 적절히 발달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제 부모가 할 일은? 자녀가 페이스북 등에서 좋은 친구와 사귀는지 자주 살펴보는 것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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