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낮은 이유는 `유용한 접속성` 기준 때문

정보통신기술(ICT)이 경제 발전과 생산성에 기여하는 정도를 측정한 조사에서 한국이 최하위권의 평가를 받았다.
3일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는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LECG와 런던비즈니스스쿨(LBS)에 의뢰해 공동 조사한 ICT 조사인 ‘접속성 평가’에서 한국이 조사대상 25개 선진국 중 18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10점 만점에 4.17의 평가 점수를 받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기존의 정보통신 관련 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과 대비되는 내용이라 주목된다.
이 같은 결과는 세계적인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가 4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개최되는 ‘이코노미스트 컨퍼런스’를 하루 앞두고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됐다.
1위를 차지한 국가는 미국으로 7.71점을 기록했으며 스웨덴(7.47), 덴마크(7.18)가 2, 3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싱가포르(5.99), 일본(5.87), 홍콩(5.33) 등의 국가가 각각 9, 10, 14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이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유용한 접속성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유용한 접속성은 산업 현장의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은 인력부분의 평가가 낮았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의 보유 비율이 8.74%에 불과했다. 평균(18.7%)은 물론 최고 점수를 기록한 일본(27.22%)보다 20% 가까이 낮았다. 개발 능력을 보유한 인력 비율도 2.1%로 1위인 스웨덴(4.9%)은 물론 평균(3.2%)에도 크게 못미쳤다.
ICT 기술을 보유한 직원이 적으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줄고, 이는 소극적인 인터넷 상거래로 귀결된다. 즉, ICT를 이용한 효율적인 기업간 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하기 때문에 인력에 의존한 노동량이 늘어나고 노동시간 대비 업무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은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은 앞선 ICT 인프라의 구축과 활용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ICT 기술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는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자정부 점수와 학교내 브로드밴드 접근성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원재준 사장은 “한국이 기술과 제조 중심의 경제에서 지식 중심의 경제로 탈빠꿈해야 만 장기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ICT 관련 기업 이외의 기업으로 ICT를 확산,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4일 개최되는 이코노미스트 컨퍼런스는 ‘경제 위기 후 세계에 대한 한국경제 구조조정’이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