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 전세계 셋톱박스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단순 기술 제휴를 넘어 제품 개발에서 마케팅까지 협력하는 보기 드문 제휴 사례라는 점에서 국내 팹리스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엠텍비젼(대표 이성민)은 미국 어플라이드마이크로(대표 파라메시 고피·AMCC)와 셋톱박스용 복합칩 사업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3일 밝혔다.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제품은 IPTV용 셋톱박스에 들어가는 메인 칩세트로, 이르면 내년 하반기께 선보일 예정이다. 엠텍비젼은 자사의 독보적인 영상 처리 기술력을 제공하는 한편, AMCC는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력을 결합해 제품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술적 측면외에 양사의 두터운 고객군도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엠텍비젼은 휴대폰 업체인 삼성전자·LG전자에 영상처리칩을 공급중이며, AMCC는 시스코·후지쯔·알카텔-루슨트 등에 프로세서를 납품하고 있다.
배인호 엠텍비젼 전략기획실장은 “외국 기업에 비싼 로열티를 주지 않고, 서로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제품을 직접 개발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사장은 “한국 팹리스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모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평가했다. AMCC는 지난 1979년 설립된 나스닥 상장사로, 지난 2004년에는 IBM의 파워PC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을 인수한 뒤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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