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하는 부산 IT산업 - 중기 IT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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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 및 수출 확대로 대표되는 부산 IT산업 활성화의 청신호는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이 아닌 지역 중소 유망 IT기업에 의해 켜졌다.

 이달 초 출시 한 달여 만에 일본 닌텐도DS용 게임 순위 교육 부문 1위(판매량+평가)와 전체 20위권에 들며 일본 비디오게임 시장을 놀라게 한 게임이 있다. 배용준 캐릭터를 등장시켜 일본 게임 유저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게임 ‘배용준과 함께 배우는 한국어’의 개발사는 다름 아닌 부산 소재 모바일로(대표 백승현)다.

 ‘초도 물량 2만장 매진’이라는 성과만으로 이 게임의 성공을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게임 기획과 투자, 마케팅까지 그간 모바일로가 헤쳐온 과정은 지역 중소 IT기업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

 부산의 방송장비 업체 제노(대표 김정상)는 방송통신 융합 및 IPTV 시대에 발맞춰 지난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휴대형 방송장비를 개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방송장비는 첨단기기 중에서도 국산화율이 상당히 낮은 분야다. 더구나 부산 소재 중소 IT기업이 대형 하드웨어인 방송장비를, 그것도 첨단 휴대형 장비를 개발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웠다. 제노는 이 제품을 개발하기까지 준비 기간 3년과 실제 개발기간 2년을 합쳐 총 5년을 투자했고 쏟아부은 연구개발(R&D) 비용만 20억원에 이른다.

 현재 부산 IT업계는 매출 10억원, 직원 10명 미만의 기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 50억원 미만에 종업원 수 20명 미만 기업까지 합하면 80%에 육박한다.

 이들 중소 IT벤처들은 지역 IT 산·학·연·관의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며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등 IT 진흥기관의 IT기업 집적화, 해외 마케팅 및 판로 개척 집중 지원, 중소 벤처펀드 조성, 중장기 활성화 로드맵 마련 등 중소 IT기업 활성화 정책의 지원을 받아 오늘날의 성과물을 끌어냈다.

 실제 부산 IT산업 현황 조사에 따르면 부산 IT기업들은 IT집적화 등 지역 첨단산업단지의 성장과 새로운 물류정보망 구축, 시의 강력한 의지, 조선·항만·자동차 등 산업적 연계 육성 등을 지역 IT산업의 강점이자 중소 IT기업 활성화의 요소로 꼽았다.

 안현태 부산정보기술협회장은 “모바일로와 제노의 사례는 지역을 넘어 중소 IT기업이라면 가져야 할 과감한 도전의 벤처 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이러한 기업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는 점에서 부산 IT산업의 활성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백승현 모바일로 사장은 “배용준을 캐릭터로 섭외하기도 힘들었지만 개발 과정에서 배용준의 얼굴 하나로 승부하는 것 아니냐는 말과 투자 외면을 접할 때는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다”며 “지방 기업도 ‘하면 된다’는 성공 사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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