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가 혁신4기 프로젝트에서 1∼3기까지의 혁신을 협력사로 전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계열사와 출자사, 공급사 등을 ‘포스코 패밀리’로 묶고 포스코 패밀리간 유용한 정보를 한곳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포털을 구축 중이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커뮤니케이션 툴을 단일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 정보공유포털(www.poscoway.net)은 지난 6월 일부 기능만 우선 오픈해 사용 중이다. 세부적인 정보 공유 내용에 대한 논의가 완료되지 않아 공식 오픈된 상황은 아니다. 이진법 포스코 상생협력실천사무국 실장은 “늦어도 내년 초에는 공식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혁신4기는 포스코가 1999년부터 추진해온 프로세스 혁신(PI) 작업으로 이뤄낸 혁신 성과들을 자사 계열사와 출자사, 공급사로 전이하는 것이 목표다. 전사적자원관리(ERP)를 중심으로 전사 프로세스를 혁신했던 1기, 6시그마를 도입해 업무 방식을 혁신했던 2기, ‘퀵식스시그마(QSS)’와 중앙집중식 문서관리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3기까지의 혁신 작업들을 고스란히 포스코 패밀리와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부터 본격 추진해온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전략도 계열사와 출자사만이 아닌 2, 3차 협력사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올해 포스코가 추진해온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프로그램은 약 50건에 이른다. 금융지원, 기술협력(컨설팅지원 프로그램), 혁신활동, 교육훈련, 구매/판매협력 등 경영 전 분야에 걸쳐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 중소기업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것은 금융지원 프로그램이다.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협력사의 자금난을 해소시키기 위해 추진된 것으로, 상생보증 프로그램, 상생협력 특별펀드, 협력기업 기원펀드 등 중소기업들이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 2, 3차 협력업체들까지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해 실제 포스코 펀드대출의 경우 2009년 9월 기준 총 669개사가 4691억원을 대출했다.
나아가 포스코는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을 위해 오는 11월부터 포스코 그룹 계약서를 담보로 한 대출 상품도 시행할 예정이다. 이진법 실장은 “포스코는 현재 중소기업의 납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고 있다”며 “2, 3차 협력 업체에 대한 대금지불조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공급사들이 자사 협력업체에도 현금성 결제를 시행하면 가산점을 부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단기적인 상생협력 전략이라면 기술협력, 교육훈련 등은 장기적인 상생협력 전략에 속한다. 맞춤형 중소기업 기술지원활동(테크노파트너십) 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R&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서 필요한 제품을 향후 일정기간 동안 구매한다는 조건으로 정부가 개발비를 지원해주는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사업은 많은 중소기업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공급사들에 대한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포스코는 중소기업 컨설팅 지원프로그램을 직원 봉사활동프로그램과 연계해 기업 문화화했는데, 포스코 직원은 매달 일정시간 이상 봉사 활동을 해야 한다. 컨설팅 영역은 중소기업들의 IT 애로사항을 포함해 혁신작업, 안전 관리, 정보보호 등으로, 각 영역별로 포스코의 실무 전문가들이 직접 방문해 컨설팅하게 된다.
정태수 포스코 차장은 “기존 상생협력 전략과 가장 큰 차이점은 일부 계열사에 국한됐던 프로그램을 일반 공급사로 확대했다는 점과, 포스코 전 직원이 상생협력의 가치를 공감하고 기업 문화로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이라며 “많은 직원들이 컨설팅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상생협력 전략은 올 2월 출범한 정준양호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열린 임원회의에서도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수직적·수평적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특히 협력사들과의 소통에 집중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포스코의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상생협력실천사무국은 회장 직속 조직으로 그룹의 상생협력 계획을 수립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주도해 왔다. 이와 별도로 올해부터 범포스코 상생협력협의회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 기업 최초로 발족한 이 협의회는 정준양 회장과 구매ㆍ판매 담당 임원, 출자사 사장 등 17명과 출자사와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 대표 17명으로 총 34명으로 구성돼 있다. 매년 2회에 걸쳐 포스코 그룹의 상생협력 사업을 발굴, 확산하고 성과 보고회 등을 가지며, 오는 11월 4일은 지난 1년간 중소기업들과 상생협력했던 사례들과 성과들을 발표하는 날이다.
이진법 실장은 “상생협력은 정해진 크기의 파이를 나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전체 규모를 키워 성과를 높이는 플러스섬 게임”이라며 “포스코는 패밀리들과의 소통하는 상생협력 활동이 습관화, 생활화될 수 있도록 기업문화로 정착시켜 나가 국가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