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2, 제3의 아이온을 기다린다

 엔씨소프트가 미국 시장에서 큰일을 저질렀다. 대작 아이온이 세계 최대 규모 게임 시장인 북미 지역 PC게임 판매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제 아이온은 누가 뭐래도 글로벌 게임으로 우뚝 섰다. 엔씨 측이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아이온은 지난달 북미 지역에서 약 70만장이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아이온의 판매 1위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기업인 블리자드가 개발한 세계 최고의 게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를 제쳤다는 말이다. 마치 2008년 3분기 삼성전자 애니콜이 미국 시장에서 현지업체이자 글로벌 기업인 모토로라를 누르고 휴대폰 판매 1위를 기록한 것과 비견된다.

 사실 아이온의 성공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미 게임 신흥 시장인 중국에서 성공적인 론칭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또 지난달 22일 정식 출시 이전에 이미 45만장의 사전판매를 기록하는 등 대박의 싹이 보였기 때문이다. 현 페이스라면 연내 100만장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한다.

 아이온의 북미 지역 판매 1위는 개발사인 엔씨소프트에도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지난해 초 야심차게 준비한 타뷸라 라사가 블리자드에서 떨어져 나온 플래그십이 개발한 헬게이트 런던에 밀린 경험 때문이다. 특히 타뷸라 라사는 유명 게임 개발자 리처드 게리엇이 엔씨에 입사해 처음 내놓은 역작으로 당시 충격은 엔씨에는 씻을 수 없는 아픔이었다. 타뷸라 라사의 실패는 엔씨에는 독이 아니라 약이었다. 이제 엔씨는 두 번 실패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인텔과 차세대 노트북·데스크톱 PC를 연계한 세계 시장 공략에 공동으로 나서기로 하는 등 글로벌 전략적 협력 체계 구축은 좋은 예다.

 앞으로 엔씨에 중요한 것은 현지 실정에 맞는 콘텐츠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다. 그래야만 제2, 제3의 아이온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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