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5일 SK텔레콤은 통신업계 최초로 초단위 과금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예상을 깨고 초단위 과금을 전격 도입한 것에 대해 요금인하를 지속적으로 주장하던 시민단체도 반기는 분위기다. 여전히 일부에서는 초단위 과금의 요금인하 효과를 평가절하하고 있어 아쉬운 면이 있다.
가격을 정할 때는 관련된 수많은 요인을 고려하는데, 과금 단위 역시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이는 통신업계뿐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동일하다. 현재의 이동전화 요금은 10초 단위 과금을 전제로 결정된 것이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사의 표준요금제는 10초당 18원으로 동일한데, 만약 통신사들이 처음부터 1초당 과금을 전제로 요율을 정했더라면 현재보다 더 높게 설정됐을 것이다. 반대로 1분 단위 과금을 전제했다면, 현재보다 더 낮게(예:1분당 90원) 설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사과를 한 박스 사는 것이 낱개로 사는 것보다 개당 단가가 낮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은 요율 수준의 인상 없이 과금 단위를 1초 단위로 변경하기로 한 만큼 고객에게는 분명히 요금인하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초단위 과금 국가에서 도입하고 있는 통화연결요금(콜세트업차지)도 받지 않음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매우 정밀화된 과금체계를 갖게 됐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 따라서 초단위 과금은 당연히 도입됐어야 하므로 요금인하의 의미가 없다는 일부의 주장은 억측에 가깝다.
SK텔레콤이 초단위 과금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사회적 요구를 거스르고는 생존할 수 없으며, 이러한 사회적 요구의 분출은 바로 다름 아닌 우리의 고객들에게서 시작했다는 정확한 상황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내 이동통신 1위 사업자로서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업계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한 조치기도 하다. 초단위 과금을 도입한 SK텔레콤의 고객은 요금인하 혜택을 얻을 것이고, 회사는 매출을 희생한 대가로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이제 누가 올바른 결정을 했는지에 대한 심판만 남았다.
이승하 SK텔레콤 요금전략팀 매니저 seungha@sktelecom.com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3
AI돌봄로봇 '효돌',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 선정...조달청 벤처나라 입점
-
4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5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6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7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8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9
아주대, GIST와 초저전압 고감도 전자피부 개발…헬스케어 혁신 기대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