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e북 서점` 내년 문연다

 세계 각국의 도서를 긁어모아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구글이 전자책(e북) 사업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사업 개시 시기는 내년 상반기다. ‘구글 에디션스’의 이름으로 론칭하는 이 사업에는 초기 50만권의 e북 콘텐츠가 투입될 예정이어서 그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e북시장 다크호스될까=구글에디션스는 한마디로 온라인 e북 서점이다. 구글은 직접 출판사와 저작권 및 수익배분 협약을 맺어 스캔부터 판매까지 모두 진행한다. 소비자는 다른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처럼 자신이 원하는 e북 콘텐츠를 검색한 뒤 자신의 기기에 다운받으면 된다. 구매한 e북은 e북 단말기 뿐 아니라 스마트폰, 넷북, 노트북PC 등 웹브라우저가 설치된 모든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구글은 2010년까지 40만∼60만권의 판매용 e북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경쟁사인 소니는 10만권, 킨들 스토어는 33만권 이상의 e북을 가지고 있다. 이미 구글은 디지털도서관 사업을 위해 지난 5년간 1000만권에 가까운 도서를 디지털 파일로 스캔해 가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도서 대부분이 저작권 제한에 걸려있어 판매용 e북 확보를 위해 출판업계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소프트랜딩 가능할까=구글은 “자체적으로 e북 단말기를 개발할 계획은 없다”며 e북과 단말기 사업을 병행하는 아마존, 반스앤노블 등과 선을 그었다. 대신 구글은 콘텐츠를 포함한 판매 플랫폼을 시장에 퍼트려 ‘e북 허브’가 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구글은 지난 2008년 10월 미국 대부분의 저작권자·출판업체를 저작권료 지불 조건으로 사업에 끌어들였다. 구글의 계획대로 e북 허브가 구축되면 출판사나 e북 단말기 제조업체 모두는 구글의 우군이 될 공산이 크다. 이미 일부 업체들은 구글 편에 줄서기 시작했다. 반스앤노블과 소니 e북에서 제공하는 책의 상당수도 구글 콘텐츠다.

이런 점에서 일찌감치 e북 시장에 진출해 있는 아마존을 비롯해 최근 이 시장에 뛰어든 반스앤노블이 구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익배분 방식에도 변화올듯=구글은 저작권 문제 및 수익 배분율도 현재 e북 시장을 이끌고 있는 킨들, 소니 등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우선 구글 에디션스에서 직접 판매되는 e북 콘텐츠의 수익 중 63%는 출판사가 갖고 나머지 37%를 구글이 갖는다. 또 다른 온라인 도서쇼핑몰이 이 플랫폼을 사용할 경우 출판사가 수익의 45%를 갖고 나머지 55%의 상당부분은 서점에 돌아간다. 구글은 서점에 돌아가는 지분 중 일부를 갖는다.

 구글 에디션스가 정식 론칭되면 e북 콘텐츠 가격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기존 전자책 업계에서 책 한권의 가격을 일률적으로 10달러로 책정하던 것과는 달리 출판사들이 직접 전자책의 가격을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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