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연일 IBM에 주먹을 날리고 있다. 왼손 잽에 오라클 소프트웨어, 오른손 스트레이트에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하드웨어를 실었다.
오라클이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자마자 IBM이 썬 고객을 향한 특별 판촉을 시작한 뒤 엘리슨의 IBM을 향한 발언에 가시가 돋치더니 급기야 선전포고를 했다. IBM도 썬을 인수하며 하드웨어 분야에 발을 들인 오라클에 영토를 내줄 수 없는 입장이어서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오라클이 IBM을 새로운 경쟁자로 삼아 공세를 시작했다.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우리 제품이 더 빠르고, IBM은 느리다”거나 “우리 제품이 더 싸고, IBM은 비싸다”며 선전 포고를 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고 하드웨어를 포괄하는 전면전에 나설 만큼 썬마이크로시스템스를 74억달러에 인수한 오라클의 체급이 무거워진 결과로 풀이된다.
그는 오클랜드에서 요트를 즐기듯 ‘오라클+썬마이크로시스템스 호’에 바람을 가득 담을 태세다. 세계 컴퓨팅 시장을 향한 공세적 경영에 속도를 더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IBM 심기가 더욱 불편하게 됐다. IBM의 컴퓨팅 체계에서 오라클 소프트웨어가 잘 작동하게 하려고 오라클에 상주시키던 기술팀을 철수할 개연성도 높아졌다.
시장에서도 이미 충돌했다. 오라클이 썬 하드웨어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데이터베이스(DB) 제품을 내놓았고, IBM이 비슷한 제품을 발표해 응수한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오라클 ‘g’와 IBM ‘DB2’가 벌이던 DB 시장 주도권 다툼이 하드웨어를 포괄한 전면전으로 비화할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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