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IT의 힘’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일 개최한 미래기획위원회 ‘IT코리아 5대 미래전략’ 회의에서 언급한 말이다.
‘IT+비IT 융합’ 트렌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동시에 우리나라가 노력 여하에 따라 이 트렌드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음을 강조한 표현으로 IT업계에 회자한다.
IT융합은 이미 전 세계 주요 선진국의 주요 이슈다. 국가 간 IT대전이 IT융합대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각국은 IT융합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이 가장 앞섰다. 2004년 ‘이노베이션 아메리카’를 선보였다. IT활용 촉진을 국가혁신전략으로 설정하고 IT를 활용해 제조와 서비스부문의 연계를 촉구했다. 2007년에는 ‘디지털 번영(Digital Prosperity)’이란 정책도 나왔다. 미국 소재 비영리 전문기관인 ITIF가 연구를 수행해 발표한 것으로 IT가 생산성 제고, 효율적인 시장 창출, 고품질 제품 및 서비스 생산 그리고 신제품과 서비스 혁신 등에 기여한다고 소개한다.
일본과 EU도 뒤지지 않는다. 일본은 2006년 ‘IT신개혁전략’에서 IT를 활용한 국가 사회적 과제해결을 촉구했고, 2008년에는 ‘ICT 성장력 강화 플랜’을 마련해 ICT 활용으로 기존 산업의 혁신과 디지털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EU는 경제사회 전반에 IT활용의 확산 추진하는 ‘i2010전략’(2005년)과 IT를 통해 경제사회 기능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목하고 경제전반에서 IT의 핵심적 역할을 강조한 ‘ICT를 통한 유럽의 미래 구현’(2006년)을 잇따라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넋 놓고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다. 지난해 ‘IT융합 전통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를 활용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각국이 IT융합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앞으로 그 비중이 날로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반도체·휴대폰·LCD 등 IT분야에서 치고 나오며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듯이 새롭게 등장할 IT융합 분야에서 어느 나라가 주도권을 잡는지에 따라 경제대국으로 부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IT융합산업 시장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는 1102조원, 우리나라 생산기준으로는 134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가가치와 고용창출 효과는 각각 43조1000억원, 52만1000명 수준이다.
이 시장이 10년 후인 2018년 두 배 이상으로 크게 늘어난다. 글로벌 시장은 지난해의 2.5배인 2519조원, 국내생산은 무려 5배에 육박하는 745조8000억원 그리고 부가가치는 약 4배인 157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심각한 사회문제인 고용창출 효과도 201만여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전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이 IT융합시대에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다. IT융합은 IT를 기반으로 한다. IT에서 경쟁력이 있는 우리나라는 이미 앞서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심각한 IT 성장통을 겪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갈구하고 있는 상태다. 1990년대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던 IT산업이 2000년대 중반부터 성장세가 눈에 띄게 줄고 있어서다. 세계 최고 수준인 IT 인프라를 타 산업으로 제대로 파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IT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발굴하지 못한 결과라는 설명이기도 하다. IT와 전통산업의 융합으로 새로운 산업영역을 개척하는 등 산업 상호 간의 윈윈 노력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지금도 늦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정부가 발벗고 나서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KOTRA와 벤처기업협회, 전자신문이 주관하는 ‘IT융합 국제전시회’는 분명 이 같은 IT융합의 중요성을 다시 깨우치는 계기가 된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IT융합의 전개방향을 명확히 보는 것이다. 그동안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듯이 21세기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너무 앞서나가거나 또는 너무 뒤처지면 실패의 쓰라린 고통을 겪게 된다.
이번 IT융합 국제전시회는 그런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전시회에서 우리 기술 현황을 보여주고 콘퍼런스에서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점쳐준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IT융합 국제전시회는 분명 한국이 전 세계 IT융합 트렌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좋은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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