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고급화 추세로 인해 국내 부품업체들의 희비가 더욱 극명해지고 있다.
카메라 모듈,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고부가가치 부품의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들은 공급처 다변화, 수출 확대 등의 수혜를 누리고 있으나 저가 부분품에 치중하고 있는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 힘겨워하고 있다. 특히 최근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해져 실적이 악화되는 중소업체들도 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 등 주요 기업들은 몇 년 전만 해도 휴대폰 부품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했으나, 최근 핵심 부품의 기술 독립에 성공하면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휴대폰의 주요 부품을 자체 제작하는 동시에 경쟁사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완제품과 부품시장 양쪽에서 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삼성, LG 휴대폰 외 대표적인 스마트폰인 애플의 아이폰, 림(RIM)의 블랙베리에도 납품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아이폰, 아이폰 3G, 아이폰 3GS 등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공급하고 있다. 또 메인 프로세서, 낸드 플래시 메모리도 삼성전자가 공급하고 있는 부품이다. 2차 전지는 삼성SDI가 공급하고 있으며, 탄탈콘덴서는 삼성전기가 납품하고 있다. 아모텍은 칩 배리스터를 아이폰에 납품하고 있다.
최근 삼성테크윈은 캐나다 림(RIM)사의 스마트폰 ‘블랙베리’에 500만 화소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이를 계기로 주요 공급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는 노키아, 모토로라 등에서 휴대폰 디스플레이 수요가 증가하면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생산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량으로 늘렸다. 휴대폰용 AMOLED에 주력하는 회사는 SMD가 유일한 상황이다.
반면 케이스, 힌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등 저부가가치 부문에 치중하는 업체들의 수익성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돼오던 업체들은 지난해 환율 상승 등의 수혜로 일시적으로 호전됐지만, 최근 단가인하 압력으로 영업이익 마이너스 폭을 키워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휴대폰 부품업체간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술 독립에 성공한 선두 업체를 중심으로 규모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 움직임이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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