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곳에 숨겨진 소외된 목소리를 듣겠습니다. e스포츠진흥법, 신규애니메이션 총량제 의무 확대실시 등이 그 시작입니다.”
케이블TV사업자(MSO)들이 불공정 거래와 관련, 공정위 조사를 받은 이달 초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허원제 의원(한나라당, 부산 진갑)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이 주목받았다. 이 법안은 국내 방송 시장에 ‘방송 시장 경쟁상황평가위원회’를 도입하는 등 방송 시장 공정 거래 질서를 수립이 골자다. 방송 사업자 간 자율 규제를 최대한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법안 발의에 대해 허원제 의원은 “지난 7월 미디어법 통과 사태를 보면서 여론 다양성 보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허 의원은 “종합편성채널 등장 등 방송시장에 경쟁이 치열해져 정부의 시장 질서 확보 의무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며 “특히, 방송시장의 경우 특수성이 커 전문 위원회를 통한 공정한 유통 시장 확보고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가 방송 시장 질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부산고와 서울대 물리학·정치학과를 졸업한 허 의원은 1978년 부산 국제신문 기자를 시작으로 부산일보, 경향신문, KBS, SBS(비서실장) 등 언론 경력만 30년 가량 된다.
미디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대통령인수위 자문위원을 거쳐 지난해 18대 국회에 들어와선 종횡 무진 활약했다. 방송 관련 이슈가 많았지만 이 기간 다양한 영역에서 15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문방위 관련해선 1건(e스포츠 진흥법)의 제정법률과 11건의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허 의원은 “언론 출신이다 보니 보는 시각이 넓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소외된 영역을 보려 한다”며 “사실, e스포츠 진흥법, 애니메이션 전문채널(PP)에 국내 신규 애니메이션 편성의무 부과한 방송법 개정안 중·고교에 신문을 무료로 보급하는 신문법 개정안을 발의 등은 이런 시각의 혜택”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기 국회에서도 활약이 예고됐다. 지난 18일 상임위에서 디지털 방송 전환 편중 지원 문제로 포문을 연 그는 이번 국회를 ‘방송·통신 관련 민생 국회’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허 의원은 “당도 그렇지만 저 역시 상반기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각종 민생법안 처리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전기통신사업자법 개정안 방송법 개정안, 민영 미디어렙 법안, 각 상임위에 계류 중인 법안들을 꼼꼼히 모두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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