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조원 조명 시장의 향방은?’
최근 저전력·고급화로 진화를 거듭 중인 조명시장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7일부터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2009 국제조명산업전’에서는 국내외 조명업체 100여개사가 참가, 조명기술·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발광다이오드(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이 전면배치됐다. 이 외에도 레이저다이오드(LD)·탄소나노튜브(CNT)·냉음극형광램프(CCFL) 등 신광원도 함께 전시됐다. 아날로그 영역이던 조명기술에 IT가 융합되는 추세를 적극 반영한 셈이다. 전시회에 맞춰 개최되는 각종 콘퍼런스와 학술대회도 미래 조명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다.
◇IT 융합 조명, 전진배치=올해는 LED 조명에 역점을 둔 업체들이 이전 대회보다 더 많이 참여했다. 정부가 앞장서 친환경 조명 보급 확대에 나서면서 업계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높다.
LCD용 백라이트유닛(BLU) 전문업체로 더 잘 알려진 한솔LCD는 ‘썬피스’라는 자체 LED 조명 브랜드를 내걸고 전시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미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LED 조명기기 교체사업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번개표’라는 전통조명 브랜드로 익숙한 금호전기도 LED 조명 브랜드로의 탈바꿈에 역점을 뒀다. 최근 더리즈·루미마이크로 등 LED 전문업체를 인수하면서 관련 사업 수직계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CD용 부품 전문업체 삼진엘앤디는 ‘그린누리’라는 LED 조명을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그동안 BLU 관련 부품을 대거 납품하면서 축적된 정밀금형·광학 관련 기술이 그린누리에 그대로 녹아 있다. 그동안 전통 산업 및 IT분야에서 실력을 닦은 업체들이 LED 조명 시장에서도 입지를 굳히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필룩스·후지라이테크·소룩스·도엘·필앤지·재진가로등·지에이 등 첨단 조명업체가 저마다 제품들을 앞세워 자웅을 겨룬다. 특히 필룩스는 특별관 전시로 빛 공해 전시관을 마련했다. 빛 공해란 지나치게 많은 조명 탓에 인간 및 식물 건강에 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놓치지 말아야 할 콘퍼런스=국제조명산업전에서는 LED 및 신조명과 관련된 콘퍼런스도 함께 마련된다. 첨단 광원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LED와 미래조명 트렌드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LED 산업 및 응용기술 콘퍼런스’에서는 황성민 전자부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무분극 LED 칩 기술 동향 및 전망’을 발표하는 한편, 홍창희 전북대학교 교수가 ‘LED 현재기술의 난제와 미래응용 이슈들’을 소개한다. 이 외에도 국내외 LED 전문가 10명이 참가해 LED 동향과 관련한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을 전망이다.
8일 개최되는 ‘신조명 기술 국제 콘퍼런스’에서는 UL·오스람옵토세미컨덕터·마쓰시타 컨설팅 관계자들이 LED 기술에 대한 국제 이슈를 발표한다. 첫 번째 세션은 세계적인 조명기업 오스람 SSL 사업부의 마르쿠스 클레인 단장이 강연자로 나서 미래조명을 주제로 발표한다. 두 번째 세션은 제임스 리처드 미국 UL의 수석연구원가 LED의 신뢰성 평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UL은 미국 제품 안전 시험 및 인증기관으로 조명산업 신뢰성 평가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다. 마지막 세션은 나오키 구니미에 일본 마쓰시다 컨설팅(KMCC) 고문이 발표자로 나선다. 나오키 고문은 일본 오키전기에서의 30년 재직경험을 토대로 현재 소니·리코·엡손 등 일본 유수 기업들에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열설계 및 대책기술 관련 최고 전문가로, 이날 콘퍼런스에서 국내 조명인들과 LED 조명기구의 열설계 및 대책기술에 대해 지식을 공유한다.
전시회 마지막날에 맞춰 열리는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2009 정기총회 및 추계 학술대회’도 관람객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지난 7월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회의(MEF)에서 우리나라가 기술 선도국가로 지명된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 그리드 전기설비연구회 창립총회도 열린다.
◇지난해보다 참관객 늘어날 전망=이번 전시회는 지난 대회보다 더욱 늘어난 볼거리 덕분에 어느 때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사흘간 총 2만3000여명이 전시장을 들렀다. 단일 업계를 대상으로 한 전시회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관람객 규모다. 올 전시회는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맞춰 업체들이 대거 친환경 조명에 초점을 맞추면서 더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을 전망이다. 양승용 한국조명기술연구소장은 “국제조명산업전은 국내 유일의 조명분야 전문 전시회”라며 “최근 녹색신성장동력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LED 조명산업의 최신 동향과 발전 방향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