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술 기반의 특허 전략이 반드시 수립돼야 합니다”
수년간 특허 분석 및 평가 작업을 진행해 온 이디리서치 서주원 사장의 경험담이자 확신이다. 서 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특허, 그 중에서도 미국 특허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라도 국내 특허만 출원하고 미국을 포함한 해외 특허 출원이 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는 그 가치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서 사장의 이런 신념에서 그린에너지기술지수(GETI)가 탄생했다. 지난 9월 초 발표된 GETI는 태양전지, 2차전지, 연료전지, 발광다이오드(LED), 탄소포집저장(CCS) 등 그린에너지 5대 핵심기술의 20년간 미국 등록특허 1만4195건을 분석했다.
8개월간 수많은 특허를 일일이 들여다 보는 작업을 몸소 진행한 서 사장은 “국내가 선진국에 근접한 경쟁력을 확보한 일부 분야가 존재하지만, 전체적으로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아직까지 그린에너지 분야가 초기 시장을 이뤄 정부 차원의 뚜렷한 방향성 제시와 전략적 지원이 뒤따를 경우 빠른 속도의 경쟁력 향상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총평했다.
이렇듯 서 서장이 미국 특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국내 현실에 절박감을 느끼는 것은 그 중요성을 직접 겪어봤기 때문이다. 서 사장이 KAIST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기에서 개발 엔지니어로 근무할 당시 해외 핵심특허를 피해가면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을 직접 체험했다. 그리고 국내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가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술 특허로 무장을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한다. 이런 경험과 함께 특허의 전략적 가치는 날로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 인식과 관심은 그를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직접 특허 분석 및 평가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이디리서치를 창업했다.
이후 서 사장은 분석과 평가의 객관성과 일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 구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의 일부가 이번 GETI를 통해 구현됐다. GETI에 특허의 양적인 면 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을 동시에 반영할 수 있는 가중치를 적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 사장은 “국내 정부 및 기업들의 의견 수렴 및 환경 반영과 오션토모, IP2BIZ와 같은 해외 기관의 벤치마킹을 통해 지표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강욱기자 woo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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