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네티즌은 인터넷 댓글에 문제가 있지만 자정기능을 담당하는 것도 게시판과 댓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제한적 본인확인제 시행 이후 댓글쓰기가 줄었다는 네티즌이 10명 중 3명에 달해 위축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네티즌의 85.8%는 인터넷 댓글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같은 아시아권인 중국(71.6%)·일본(52.8%)과 미국(35.8%)·독일(26.2%)에 비해서도 문제 인식은 높았다. 하지만 인터넷의 자정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주된 도구로 한국의 네티즌은 게시판(44.1%)과 댓글(34.5%)을 꼽았다. 중국(51.7%)·독일(49.7%)·일본(35.3%)·미국(51.7%)의 네티즌 다수가 ‘해당 사이트 서비스 회사의 모니터링’을 꼽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편으로는 게시판과 댓글의 문제점을 느끼면서도 인터넷 공간이 자체적으로 정화되기 위해서는 규제나 기업의 모니터링보다는 자율적인 자정기능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댓글을 어느 정도 이용하느냐는 질문에 ‘적극적으로 댓글 논쟁에 참여한다’는 응답은 8.5%에 그쳤다. ‘댓글을 달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1.1%로 가장 많았다. 인터넷 댓글에 문제가 있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익명성(65.9%)과 자기 책임성 부재(56.1%)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인터넷 실명제가 바람직한 인터넷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응답은 절반 정도인 49.7%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게시판과 댓글의 자정 기능이 실명제와 같은 규제보다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조성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제한적 본인확인제 시행 후 최근 6개월 동안 댓글 쓰기 증감에 대한 질문에는 ‘늘었다(10.4%)’보다 ‘줄었다(29.1%)’가 압도적으로 많아 본인확인제가 인터넷상 의견 개진 활동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는 가장 많은 26.1%가 ‘인터넷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아서’를 꼽았고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하지 못해서(24.4%), 본인 인증이 귀찮아서(20.6%), 잠재적인 처벌 위협이 두려워서(16.2%), 감시당하는 것 같아서(10%)가 각각 뒤를 이었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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