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무역 주무대의 새로운 부활을 꿈꾼다.’
레반트 지역이 중동의 신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레반트(Levant)는 일반적으로 지중해 동쪽 연안 지역으로 시리아·이라크·요르단·레바논 4개국을 묶어 일컫는다.
레반트라는 지역명은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의 ‘해가 뜬다’는 의미의 ‘레베르(lever), 레바레(levare)’에서 유래됐다. 유럽-아시아-이집트를 연결하는 대상(隊商) 루트 또는 침공 루트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중세 말엽 이래 인도항로가 열릴 때까지 동서무역의 주무대를 이뤘다.
이 같은 레반트 지역에 세계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중동·아프리카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적극적인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대기업들에 레반트는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동안 걸프지역 산유국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국내 기업들의 중동 아랍권 시장 진출을 인근 국가로 확대, 대중동 시장 진출과 품목 다변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반트 지역은 인구 6000만명에 1인당 국민소득이 레바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400∼5400달러 수준이지만 최근 높은 경제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지난해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이라크 7.8%, 요르단 5.4%, 시리아 4.8%, 레바논 4.2%에 달할 정도다.
여기에는 레반트 지역이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있었던데다 석유산업 의존도도 상대적으로 다른 중동국가에 비해 낮은 이유가 있다. 요르단과 같은 국가에서는 활발한 외국인 투자 유치 노력에 나서 글로벌 기업의 진출 확대에 한몫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IT시장의 무한한 잠재성이 기업들을 레반트 시장으로 이끄는 힘이다.
이 지역 내 전자시장 규모는 지난해 12억달러에서 2013년 20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1%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CD TV 수요는 작년보다 올해 30% 증가했고, 노트북PC는 매년 60%씩 성장하고 있다.
TV의 경우 선진시장에서 브라운관TV는 아예 자취를 감춰서 박물관에나 가야 찾아 볼 수 있지만 레반트 지역은 시장의 반이 브라운관TV다. 동시에 LCD 및 LED 수요도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컴퓨터·모니터·프린터로 대표되는 IT산업 또한 마찬가지다. 관공서를 중심으로는 브라운관 모니터에 흑백 모노 프린터가 주종인 반면 학교, 기업을 중심으로는 LCD 모니터, 노트북컴퓨터, 복합기능의 프린터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시장이 일반 서구 및 동남아 시장과는 판이한 소비자 환경을 가지고 있다”며 “대가족을 고려한 대용량 가전제품의 필요성, 낮은 소득수준으로 형성되는 중고시장의 중요성 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신망이 불안정해 듀얼심카드가 들어 있는 듀오스폰이 인기가 좋고 현지인의 요구로 냉장실에 야채를 냉동 보관하는 냉동고를 추가한 냉장고가 시장에 선보인 것도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윤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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