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고환율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이 아이팟 새 라인업 공개와 함께 전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는 과정에서 국내에 새로 적용한 환율 기준은 제품평균 1천296원으로, 11일 현재 시장 환율 1천222원에 비해 74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이팟의 국내 가격이 미국 현지 가격(세금 제외)에 수입관세(8%)와 부가가치세(10%)를 더한 뒤 자체 환율 기준에 따라 원화로 환산해 결정되는 점을 역산해 얻은 결과다.
이처럼 자체 환율 기준이 높음에 따라 아이팟 터치 64GB 제품 가격이 61만9천원으로 책정되며 고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같은 제품을 세금을 포함해 비싸도 430달러(한화 53만원 상당) 이하로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인기 제품인 아이팟 터치와 나노의 경우 1천301~1천321원의 기준으로 최근 실제 환율에 비해 최대 100원 상당 높은 등 이번 가격 인하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소비자들은 지난 3월 환율이 높았을 당시 애플이 환율 기준을 1천400원대로 대폭 올리면서 가격을 한꺼번에 30~40% 인상했음에도 하락할 때는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월평균 환율은 지난 3월 1천462원에서 지난달 1천238원까지 하락하는 등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나 애플의 환율 기준 하락폭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때 애플이 1천100원선의 환율 기준을 적용하며 일본인 관광객들의 비정상적인 사재기 행태가 나타났던 점 등을 들어 이번 결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대체로는 국내 소득 수준과 서비스 품질 등을 고려하면 무리한 가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이는 애플이 국내 시장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가격은 본사에서 결정한 것으로 정확한 내용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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