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국 전세계 5위인 우리나라.
하지만 전문 부품 기업 가운데 100위권에 진입한 곳은 현대모비스 단 한개 뿐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의 열악한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단면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발빠른 기술 대응이 요구되는 지능형 자동차 분야에서 우리나라 부품 산업의 취약점은 더 심각하다. 일례로 현대자동차가 지난 2007년 ‘제네시스’ 차량에 지능형순항제어시스템(ACC)을 처음 도입했을 때 외산 제품이 적용됐다. ACC는 과거 10여년전부터 국내에서 개발되기도 했지만 당시까지도 양산에는 실패했던 탓이다.
ACC의 핵심 기술인 CCD 센서나 레이더, 통합 전자제어유닛(ECU) 등에서 여전히 설계 능력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수준이다. 결국 지능형 자동차 핵심 부품은 연구개발(R&D)과 양산 경쟁력 확보에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는 까닭에 대부분 영세한 국내 부품 업체들이 대응하기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만도 등 주요 부품 업체들은 최근 들어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능형 자동차의 전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부품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본 외형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현대오토넷을 흡수 합병하고, 현대로템의 하이브리드카 사업부문도 인수하며 지능형 자동차 시장 진입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 2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도 작년 독일 헬라사와 ‘만도-헬라 전자’를 설립하며 지능형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지능형 자동차 시장의 경우 핵심 부품 하나만으로도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품 산업의 경쟁력부터 서둘러 갖춰야 한다고 한결같이 지적한다. 특히 IT 기술이 기반이어서 기술 주기가 전통적 개념의 자동차 부품과 달리 매우 짧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자동차부품연구원 김병수 본부장은 “기계 부품에 주력하던 국내 업체들이 지능형 자동차 산업으로 진입하기에는 현재 기술적 장벽이 너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산학연 연계 개발 체계를 강도 높게 구축해 기술 자립도를 하루 빨리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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