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가전 시장을 처음 연 위니아만도.’
김치냉장고 ‘딤채’는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개발된 토종 가전 1호다.
위니아만도(대표 민원식)는 에어컨을 주로 생산하던 만도기계 아산사업본부 시절인 지난 95년 냉동공조 기술을 이용해 김치냉장고를 처음 내놨다. 프랑스 와인냉장고, 일본 생선냉장고처럼 우리도 전통 문화와 기술이 접목된 토종 가전제품을 만들어 냈다.
김치냉장고는 김장독의 김치 숙성, 보관 원리를 현대기술로 구현한 제품이다. 겨울 동안 땅속에 묻힌 김장독은 냉기 유출을 차단하고, 외부 공기 접촉을 최소화해 김치의 온도를 영하 1도에서 0도 사이로 유지시킨다. 위니아만도는 이 원리를 이용해 ‘직접냉각 방식’이라는 기술을 개발해 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일반냉장고는 냉기를 순환시켜 서양 음식 보관에 적합한 ‘간접냉각 방식’으로 설계됐었다. 이 때문에 냉장고 내부의 온도 편차는 10도를 넘나들 수밖에 없었다. 김치·탕·찌개같은 국물 음식이 많은 한국 전통음식 보관에는 적합하지 못했다.
딤채가 출시되자마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첫 해 4000대가 팔렸고, 다음해 2만대가 판매됐다. 90년대 후반들어 김치냉장고는 주부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가전제품이 됐다. 당시 주부들 사이에는 ‘딤채계’가 유행하기도 했다.
대형 가전회사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김치냉장고를 제조하기 시작함에 따라 2001년에는 연간 판매 120만대 시장이 형성됐다. 2002년부터 김치냉장고의 가구당 보급률은 30%를 넘었고, 2004년에는 단일 품목으로 시장 규모가 연 1조원을 넘어 ‘1품 1조 시장’을 열기도 했다.
김치냉장고의 성공은 가전업계에 쌀저장 냉장고, 반찬 냉장고, 화장품 냉장고 등 한국형 기능성 가전 붐을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 김치냉장고가 보급돼 11월 떠들썩한 김장철 풍경이 점차 사라지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위니아만도는 올해 ‘인텔리전트 발효과학 3G+’ 기술을 적용해 인공지능 제어로 김치의 온도를 측정하고, 김치 상태에 따라 맞춤 숙성할 수 있게 해주는 신제품을 선보였다. 계절에 상관없이 3일만 숙성하면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다.
민원식 위니아만도 사장은 “올해가 딤채를 출시한지 15주년이 된다”면서 “한국 문화에 적합화된 제품들을 꾸준히 개발해 토종 가전의 성공 신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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