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단위 완주전략 짜고 달리는 마라토너처럼…
2009년 5월 4일 오전 7시 대신증권 IT본부 종합상황실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2년간 노력의 결과가 시험대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모든 프로젝트 팀원들의 눈은 상황실 모니터에 집중됐으며, 9시 첫 거래가 시작되는 순간 종합상황실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지난 2년간 오직 5월 4일만을 기다리며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집중했던 모든 직원들은 하루 종일 자기의 위치를 지키며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대기하며 모니터를 주시했다. 오후 3시 모든 거래가 무사히 끝나고 나서야 환호소리와 함께 우렁찬 박수소리가 상황실을 뒤흔들었다.
대신증권은 지난 5월 4일 차세대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오픈했다. 대신증권이 금융권 최초로 차세대시스템에 적용한 J2EE에 대해 업계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지만 대신증권은 이 모든 도전과 고난을 극복하고 IT역사를 다시 쓰게 됐다.
대신증권이 ‘남들처럼’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는 J2EE 기술의 성숙도와 발전 방향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고, 새로운 기술을 선도해야만 앞서 나갈 수 있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젝트 초기부터 모든 임직원들이 변화와 혁신을 쉽게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세계, 새로운 시스템, 새로운 업무 체계를 도입하게 되면 대부분의 직원들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불안감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거부감을 나타내게 된다. 하지만 수많은 논의와 회의를 거쳐 IT부문에 변화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임직원들을 설득한 결과 마침내 변화와 혁신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금융업계에서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어느 누구도 앞장서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빠르게 진화하는 IT 분야에 변화와 혁신은 반드시 필요하며 누군가는 앞장서야 한다. 특히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환경과 자본시장법 시행, IFRS 도입 등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이제 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다.
IT부문은 매년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선보이지만, 역설적으로 IT부문 종사자는 기존의 시스템, 기존의 운영방법에 익숙해져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변화에 앞장서지 않으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CIO의 역할이 중요하다. CIO는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한발 앞선 선구자가 되어야 하며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전파하는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
CIO는 성공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직원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또 구체적인 전략과 전술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꾸준히 추구하여야 한다.
이같은 IT부문의 변화와 혁신은 마라톤과 닮은 점이 많다.
첫째, 마라톤의 완주 여부는 사전에 얼마나 체계적으로 훈련을 했는가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 즉 마라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미 그 승패가 판가름 난다. IT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이다. 직원들이 철저한 훈련과 교육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를 위해 CIO는 끊임없는 소통의 장을 열어야 한다.
둘째, 마라톤은 철저한 완주 전략을 바탕으로 하는 프로젝트이다. 사전에 계획된 전략을 바탕으로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뛰어야만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성공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며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 남들이 한다고 해서 전략도 없이 유행처럼 따라 하거나 과욕을 부려 빠른 시간 내에 앞서나가기 위해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면 중도에 주저앉게 되고 낙오자가 되고 만다. 따라서 변화와 혁신의 성과는 단기간에 이룰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여야 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 단계 한 단계 밟아나가야 한다.
셋째, 42.195Km 코스의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중간에 어떤 어려움과 고난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려야만 가능하다. 변화와 혁신은 수많은 고통을 수반한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 험난한 여로가 도사리고 있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며, 중간에 포기하거나 타협하기를 권하는 많은 유혹들이 우리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유혹을 뿌리쳐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 여기서 변화와 혁신을 받아들여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도태될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이다. 비록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힘든 여정이 앞으로도 펼쳐지겠지만 우리는 변화와 혁신을 즐기는 주도자가 되어야 한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지금까지도 쉼 없이 앞을 바라보며 달려왔지만 앞으로도 나아가야 할 길은 많이 남았다. 아니 변화와 혁신은 끝이 없으며, 계속해서 추구해야 할 우리의 가치이다. 대한민국 CIO 모두가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서 있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병철 bckim@daish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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