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 폐막

Photo Image
9일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회 전국 특수교육정보화대회 및 제5회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대회’에서 e스포츠대회 참가 어린이가 경기에 열중하고 있다.

 중증 장애우인 김영서군(12)에게는 9일이 태어나서 가장 기쁜 날이 됐다. 김군은 엄마와 함께 참가한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에서 테트리스 종목에서 우승,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차지했다.

 “게임이 너무 좋아요”라며 해맑게 웃는 김영서군과 어머니 배은미씨(34)에게 게임은 장애를 극복하고 가족 간의 소통을 도와준 도우미다.

 태어날 때부터 자폐증상을 보인 김군은 발달장애가 더해지면서 유년기에 식사도 혼자서 하기 힘들 정도였다. 부모의 헌신적 노력으로 이제는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을 단계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준 주역은 ‘게임’이었다.

 김군의 어머니 배은미씨는 “영서가 예전에는 말이 거의 없었지만 게임을 하면서 대화가 많아졌다”며 “이제는 온가족이 함께 게임을 하면서 더 화목해졌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부모가 함께 대화하며 즐기면 이보다 좋은 대화거리가 없는 듯 하다”며 “무조건 멀어지게 하기 보다 함께 하는 지혜를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9일 막을 내린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에서 김영서군 이외에도 500여 명의 장애우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국립특수교육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 그리고 CJ인터넷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단순히 장애학생들의 정보 능력만을 겨루는 자리가 아니라 정보화 사회에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만드는 기회의 장이 됐다.

 사람들은 장애우들이 게임을 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김군 같은 중증 장애우라도 게임은 물론 워드프로세서나 프레젠테이션 등 사무용 소프트웨어 활용도 비장애인 못지 않게 해낸다. 이수진 천안 서초등학교 교사는 “장애 학생들은 자신이 관심을 갖는 영역에서 큰 재능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며 “게임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장애우를 바라보는 사회의 벽은 높다. 이틀 간의 행사에서 장애학생들은 게임을 매개로 친구와 부모, 선생님과 어울려 편견도 차별도 없는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 사이를 가깝게 만드는 최상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라는 게임의 장점이 다시 한번 증명된 자리였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