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션임파서블’에는 다양한 첨단 첩보 기술이 등장한다. 그중 주인공이 자주 애용하는 것이 컴퓨터에 버금가는 역할을 담당하는 안경이다.
임무 수행을 위해 잠입한 파티장에서 주인공이 착용한 안경은 눈앞에 누군가 나타났을 때 그 장면을 원격 컴퓨터로 보내고 그에 대한 정보까지 세세하게 보여준다.
이제 안경을 넘어 눈에 직접 끼우는 콘택트 렌즈 형태의 컴퓨터가 등장할 날도 머지않았다.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학의 바박 파비즈 교수팀은 눈에 직접 밀착시켜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는 전자 콘택트 렌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IEEE스펙트럼’에 게재된 최근 기사에 따르면 파비즈 교수팀은 지속적으로 포도당 등 개인의 생체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눈앞에서 증강 현실을 보여주는 ‘전자 콘택트 렌즈’를 개발 중이다.
평소 혈액 검사를 실시해 지속적으로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하는 환자는 특별히 주사 바늘을 찌르거나 복잡한 검사를 하지 않아도 항상 포도당, 나트륨, 콜레스테롤 수치를 의사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는 렌즈와 함께 제공되는 무선 송신기 덕에 가능하다.
파비즈 박사팀은 복잡한 렌즈의 각 부분의 호환성을 보장하는 등의 과제가 남았지만 5∼10년 내에 이 제품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파비즈 교수팀은 이에 앞서 또 다른 형태의 콘택트 렌즈 컴퓨터를 개발 중이라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발광 다이오드와 반도체 부품을 렌즈에 붙인 뒤 그 위에 생체 정합성 코팅을 한 이 렌즈는 무선 기술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았던 장면을 현실로 옮겨 줄 것으로 기대됐다.
렌즈를 착용하면 각종 영상 정보와 지도를 볼 수 있고 회의에서 누군가와 마주쳤을 때 그 사람의 관련 정보를 즉각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이 콘택트 렌즈 컴퓨터를 토끼의 눈에 끼워 실험해본 결과 큰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제 비즈니스 파티에 참석해서 누군가를 만났을 때 “언제 어디서 만난 사람이지?”라고 당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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