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소재 분야에서 그동안 선진국을 ‘모방’해온 R&D 전략에서 탈피해 세계 기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고강도·고성형성 마그네슘합금 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를 중심으로 올해 3년째 본격 가동, 주목된다.
선진국조차 가공용 마그네슘합금 원천 기술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터라 우리가 먼저 상용화하면 취약한 금속소재 산업 분야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구리·알루미늄·타이타늄 등 비철금속 소재 중 마그네슘 합금 기술 내재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마그네슘은 구리·알루미늄 등 상용 비철금속 가운데 가장 가벼운 재료다.
밀도가 1.74g/㎝?으로 알루미늄의 3분의 2, 철강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또 마그네슘 합금은 치수 안정성, 진동 흡수성, 열·전기전도성, 주조성, 재활용성, 전자파 차폐성 등이 우수하다. 게다가 높은 산화성과 낮은 내식성을 보인다.
이러한 특징으로 마그네슘 합금의 주 수요처는 자동차 산업이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연비를 향상하기 위해 자동차 부품에 경량 금속소재를 적용하려는 노력을 앞다퉈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2015년 자동차 1대당 50㎏의 가공용 마그네슘합금이 적용돼 국내 시장 규모가 1조1000억원(수출 3조3000억원), 세계 시장규모는 16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고강도·고성형성 마그네슘 합금’ 기술이 개발되면 2015년께 국내 기업이 가공용 마그네슘 합금 제품 시장의 20%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마그네슘 합금 소재를 자동차에 전면 적용하기 쉽지 않다. 주요 선진국은 현재 자동차 무게의 30∼50% 감소를 목표로 자동차 경량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자동차 부품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다이캐스팅 제품에 마그네슘 합금을 적용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압연재·압출재 등 반가공 형태 마그네슘 합금을 자동차용 부품으로 제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제작 단가도 높은 단점이 있다.
이에 유럽과 미국은 2000년대부터 산학연이 모두 참여하는 범국가적 컨소시엄을 구성해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구축, 마그네슘 합금 관련기술 전반에 대해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 재료연구소도 고강도·고성형성 마그네슘 합금 설계 기술과 저비용·고효율의 합금 제조공정 개발을 위한 핵심요소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품 성형 및 용도에 최적화한 합금 설계를 위한 제어기술 △마그네슘 합금의 열악한 성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미세조직·집합조직 제어기술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고속 신제조공정기술 등의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유봉선 재료연구소 박사(총괄책임)는 “마그네슘 합금 기술 개발은 선진국도 2000년 들어서야 본격 연구를 진행, 아직까지 기술적 우위를 확보한 국가나 기업이 없다”며 “우리나라가 마그네슘 합금 핵심 원천기술을 먼저 확보하면 세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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