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15개월간 나경원 의원(한나라당)의 ‘싸이월드 미니 홈페이지’ 방명록에 오른 글(comments)이 1만9446건으로 제18대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박근혜 의원(한나라당) 방명록이 1만8936건으로 2위였고 △이회창(자유선진당) 1만7634건 △조경태(민주당) 1만6402건 △정동영(무소속) 1만283건 순이었다. 또 △문국현(창조한국당) 8044건 △강기갑(민주노동당) 6467건 △손숙미 2991건 △정몽준 2397건 △홍정욱(이상 한나라당) 1792건 등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18일 박한우 영남대 교수팀(언론정보학)은 영국 옥스퍼드대학 컴퓨팅연구소 그릭(Wojciech Gryc) 박사와 함께 이러한 ‘제18대 국회의원 싸이월드 미니 홈페이지 방명록 (집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박 교수는 “나경원 의원 미니 홈페이지가 1위에 오른 것은 누리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비난·질책’이 많았기 때문”이며 “특히 지난해 6월 1일 보궐 선거 한나라당 유세 장소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한 시민’이 한나라당원들에게 집단 폭행당하는 것을 방관한 게 인터넷으로 퍼지면서 누리꾼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6월 5일 나 의원이 ‘MBC TV 100분 토론’에서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타당한 근거와 논리 없이 줄곧 정부를 옹호하는 입장을 고집하며, 부적절하고 진지하지 못한 태도로 토론에 임하자 많은 누리꾼이 격분, 방명록에 비난과 질책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또 “조경태 의원의 미니 홈페이지 방명록 글 수가 지난해 5월에만 1만2387건이나 오른 이유를 분석했더니, ‘긍정적 반응’이 99%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조 의원이 지난해 5월 7일 쇠고기 청문회에서 정운천 옛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논리적으로 책임을 물어 누리꾼에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으로 풀어냈다.
실제로 하루 평균 14건에 불과하던 조경태 의원 미니 홈피 방명록 글 수가 지난해 △5월 7일 7545개 △8일 2744개 △9일 826개로 크게 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정치인들의 입장이나 발언이 시민을 통해 인터넷에서 재생산되고 확대돼, 정치인들의 평판과 이미지, 심지어 잠재적인 지지율까지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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