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업체들이 이중휘도향상필름(DBEF)·유리기판·LCD구동칩(LDI) 등 주요 부품의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황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면서 부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공급 부족 현상은 시장 점유율이 높고 내부 조달 폭이 넓은 우리 기업보다 대만, 일본 등 해외 업체에 더 타격을 줄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유리기판·드라이버IC·DBEF 등 주요 3대 부품의 수급 상황이 빠듯해 출하량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 부품은 대체 품목이 없거나 제품 생산 방식에 따른 특성으로 인해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해외 경쟁 업체보다 높은 시장 점유율과 내재화로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덜 겪고 있지만 주요 부품의 공급 부족은 LCD 패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패널 업체들은 주요 부품의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LCD 패널의 광학필름 가운데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DBEF는 공급업체의 생산 지연으로 수급 차질이 빚어졌다. 미국3M이 한국3M의 가공을 거쳐 독점 공급하는 품목이다. 워낙 단가가 높아 국내 LCD 패널 업체들이 구매 물량과 가격을 강하게 통제해 올해 들어 패널 업체들의 사용량이 줄 것으로 예상됐으며 지난해 말 한국3M은 업황에 대비 물량 전환과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하지만 사용량을 줄이겠다던 패널 업체들이 패널의 휘도를 개선하기 위해 다시 DBEF 사용량을 늘리면서 생산량 자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이 회사 노조가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하면서 노사갈등이 심화한 것도 공급 안정화를 어렵게 했다. 한국3M 관계자는 “물량 공급이 원활한 상태는 아니다. 패널 업체의 가동률이 급상승하면서 생산직 인원을 늘리는 등 공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LCD 패널 시장에 핵심 소재인 유리기판의 공급부족 현상도 심화했다. 지난 연말부터 LCD 패널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해외 유리기판 업체들도 용해로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가 근래 시황 회복에 따른 공급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통상 LCD 패널 유리기판을 생산하는 용해로는 가동 중단 뒤 재가동에 들어가려면 최소 한두 달의 시일이 소요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리기판 수급난이 비록 일시적이지만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3분기까지 유리기판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LDI는 해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들의 가동률이 낮아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어렵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삼성전자와 매그나칩으로부터 LDI 절반 이상의 물량을 공급받지만 일부를 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로부터 조달한다. 팹리스 업체의 생산방식의 특성상 1∼3개월가량 물량을 일시에 소화해 내지 못하자 비상이 걸렸다. 업계 한 전문가는 “모니터용 패널을 중심으로 일부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빠른 가동률 회복으로 인한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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