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5개월 연속 늘어나면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사실상 회복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연내 2천600억 달러대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前 수준 회복=4일 한은에 따르면 7월 말 외환보유액은 2천375억1천만 달러로 전월말보다 57억8천만 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이 지난 3월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5개월간 359억7천만 달러 급증하면서 작년 9월의 2천396억7천만 달러에 육박했다.
한은은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것은 운용수익과 외국환평형기금의 외화유동성 공급자금 만기도래분 회수, 기타 통화의 강세에 따른 미 달러화 환산액 증가, 국민연금의 통화스와프 만기도래분 4억4천만달러 상환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규모 뿐 아니라 유동외채비율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 하근철 국제기획팀 차장은 “리먼사태 후 금융위기 여파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시기를 10월부터라고 보면 외환보유액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며 “작년 9월 97.1%였던 유동외채비율은 최근 80% 부근으로 하락해 2007년 말의 77.8%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구성은 유가증권이 2천86억1천만 달러(87.8%)로 가장 많고 예치금 278억9천만 달러(11.7%), 금 8천만 달러(0.03%) 등이다.
6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 2조1천316억 달러 ▲일본 1조192억 달러 ▲러시아 4천126억 달러 ▲대만 3천176억 달러 ▲인도 2천646억 달러에 이어 세계 6위를 유지했다.
◇연내 얼마까지 늘어날까=외환보유액이 5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연내 보유액이 과연 얼마까지 늘어날지가 관심사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일각에서는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적어도 3천억 달러까지 외환보유액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적정 외환보유액 목표는 세우지 않는다’는 게 한은의 공식 입장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중 최대 외환보유액이 2천500억 달러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 보인다. 최대 보유액 기록은 작년 3월 말의 2천642억5천만 달러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이 다음달 34억 달러 정도 배분되고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이 계획대로 30억 달러 발행된다는 가정 아래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국민연금 통화스와프 40억 달러와 정부 및 한은의 외화유동성 회수분 등을 감안하면 150억 달러 가량의 외환보유액 확충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은 관계자는 “환율변동과 외화 운용수익 등 변수가 많아 외환보유액이 얼마가 될지는 짐작하기 어렵다”며 “외환보유액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유동외채비율 등 대외지급능력”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하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80억 달러 가량 예상되지만, 이것이 외환보유액으로 흡수되려면 당국이 시장에 개입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상흑자가 외환보유액 증가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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