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View Point-CIO, 경기회복 이후를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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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든 이들의 관심사는 ‘과연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끝은 어디일까’ 하는 것이다. IMF, 유럽중앙은행 등 유수 경제기관의 리더들은 2010년 중반 이후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IT분야의 글로벌 시장정보 및 자문서비스 전문기관인 IDC의 Financial Insights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IT 리더들은 2010년경부터 서서히 회복하는 U자형 경기흐름에 대한 전망이 우세한 편이며, 미국이나 유럽보다 경기 회복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 우리 기업들의 경기회복 이후에 대한 준비는 어떠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속도를 줄이고 숨을 고르고 있다. 신규 사업을 자제하고 각종 투자를 최소화하거나 비용을 절감하는 등 모두가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지만, 사실 이 시기는 토끼와 같은 민첩성을 발휘하여야 할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불황기는 기업에게 있어 중장기 전략에 대해 재고하고 언젠가 맞게 될 호황기를 대비하는 기간이다. 경기가 회복되면 우리 기업을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지를 검토하여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는 기업들이 경주에서 제쳐야 할 상대는 거북이뿐만 아니라 다른 토끼들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필립 코틀러 교수는 불황에 빠져 든 후 벗어나는 방식에 따라 기업들을 불황과 무관하게 고성장을 하는 견고한 기업(stalwart), 불황을 성장의 기회로 삼아 업계의 선두로 진입하는 기업(opportunist), 경기상황에 무관하게 성과가 낮은 기업(low idler), 불황기에 잘못된 대처를 함으로써 추락하는 기업(disappointed star)의 네 유형으로 구분 하였다.

이를 감안하면, 불황기는 비즈니스 전략을 꼼꼼히 되짚어보고 재평가하고 차후 경주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불황기 때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구상한 전략 프레임워크는 활황기 리더십 포지션 구축에 크게 기여한다. 많은 기업들은 불황이 끝나고 나면 비즈니스가 이전 혹은 평소와 같이 돌아갈 것이라는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감축했던 인력을 예전의 수준으로 다시 보충하거나 불황 이전에 활용하였던 비즈니스 전략을 답습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그러나 민첩한 기업은 불황기를 거치면서 시장, 경쟁구도 그리고 고객수요가 이미 변화하였으며 이전과 같은 비즈니스 전략으로는 시장의 선두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다. 따라서 경기변화에 대한 감지력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대응 및 행동력은 활황에 미리 대비하고자 하는 기업이 불황기에 갖추지 않으면 안 될 핵심 경쟁력이다. 비즈니스 전략은 기업의 최종 목적과 일관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기업의 최종 목적은 불황기에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회복되었을 때 시장 선도기업이 되는 것이다.

기업들은 보통 경제성장률, 금리, 실업률 혹은 재고지수와 같은 지표가 아직 하강세인 것을 보고 불황의 바닥이 어디쯤인지 가늠하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경기후행지수는 실제로 경제가 호전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후 1∼2분기까지도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 때가 되면 시장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는 것이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 따라서 바로 지금이 경기변화 움직임을 재빠르게 포착하는 토끼의 민첩성이 기업에게 요구되는 때일 수도 있다.

CIO가 경기 활황에 대비 하여야 하는 첫 번째 과제는 바로 전사 중장기 전략적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IT 전략을 재구상하는 것이다. IT자원을 재배치하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선행적 투자를 과감하게 계획하는 이 작업은 CIO가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핵심적인 고부가가치 활동이다.

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가 확보한 시스템은 알맞은 것인가’, ‘전사적 관점에서 궁극적으로 필요한 시스템은 무엇인가’, ‘정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어떤 도구와 기술을 이용하여 정보를 전달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로부터 시작된 전략 방안은 2010년이 되면 곧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또한 기업의 장기적 역량에 기여하는 이노베이션 활동에 대한 비용을 삭감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IT 서비스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CIO들에게는 ‘경기 회복 후 IT부문에 대한 투자가 재 활성화되려면 1년이나 기다려야 한다’가 아닌, ‘경기 회복에 대비할 시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jbyoon@sam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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