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이 한나라당의 강행으로 논란의 불씨를 남긴 채 통과됐다.
이날 통과된 미디어법은 방송법·신문법·IPTV법 등으로, 대기업과 신문의 지분참여 한도를 지상파 방송은 10%, 종합편성채널 30%, 보도전문채널 30%로 정하도록 한 것이 주 내용이다. 하지만 오는 2012년까지 신문·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겸영은 유예된다.
◇미디어 빅뱅 ‘신호탄’=대기업과 신문사가 지상파방송을 비롯해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을 비롯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등 대기업집단의 방송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종합일간지도 방송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이번 방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미디어 빅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종합편성채널의 새로운 유입으로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 체제가 붕괴되는 등 방송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투자 확대 등 방송콘텐츠 시장 저변 확대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대기업의 자본 유입으로 방송산업의 투자가 확대되면 궁극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기업의 출현도 조기에 실현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계산이다.
지상파 방송에 대한 대기업과 신문사의 경영권이 2012년까지 한시적으로 유예된 가운데 종합편성과 보도전문 채널은 오는 2010년 이후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오는 9월 사업자를 공모하고 사업자를 확정하면 준비를 거쳐 내년 연말에는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 채널 각 1∼2개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방송사업자는?=대기업과 신문의 방송 진입이 허용되자 지상파 방송을 비롯한 종합편성채널(종편)과 보도전문채널에 진입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IPTV제공사업자를 비롯 케이블TV 사업자 등 기존 방송 시장에 진입한 기업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IPTV 사업자인 KT그룹과 SK그룹, LG그룹을 포함, 케이블 TV(SO·PP)를 소유한 CJ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태광그룹 등의 행보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방송 시장 진입과 관련, 해당 기업은 약속이나 한 듯 말을 아끼고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한데다 자칫 ‘재벌 방송’이라는 여론의 따가운 시선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상파 방송 지분 인수보다 종합편성채널 진출을 타진할 공산이 크다는 게 방송계의 분석이다. 종합편성채널이 사실상 지상파 방송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다 비용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잇점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방통위가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 방침을 잇따라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종합편성채널 진출에 따르는 리스크를 회피하고 비용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 대기업과 대기업간, 대기업과 신문간 컨소시엄을 통한 진입 방식이 선택 가능한 최적의 대안으로 손꼽힌다.
일부 대형 신문사가 여러 대기업과 접촉하는 등 컨소시엄 구성을 타진했다는 사실도 이 같은 시나리오의 구체화에 힘을 더하고 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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