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대생이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금·은·동상을 휩쓸었다. 특히, 그녀는 100여 개의 발명품과 70여 개의 특허출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녀의 발명의 원천은 무엇일까. ‘생활 속 불편함에 화가 난다’는 그녀의 말이 힌트가 된다.
우리 주변에도 수많은 불편함이 존재하는데, 왜 우리는 화가 나지 않을까. 오늘은 답 대신 오랫동안 당연시했던 불편함을 해결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많은 사람이 ‘리모컨을 찾기 어렵다’는 불편함을 이야기한다. 방금 전 사용했던 리모컨이 마술처럼 사라져 한참을 찾아 헤매는 불편함을 경험하게 되는데, 실제로 화가 나서 해결에 착수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도 이 문제를 고민해 본 적이 있는데, 무선통신, 음성인식 등 하이테크 기술을 동원해 보지만, 경제적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 역발상의 눈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일단 불편함을 인지했다면, 다음은 리모컨을 찾기 어려운 ‘원인’을 찾아야 한다. 리모컨이 작아서 혹은 얇아서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텐데, 혹시 ‘리모컨이 누워 있어서’란 원인을 찾았다면, 당신은 예민한 감수성과 사고력의 소유자다. 문제 해결의 키가 되는 ‘핵심 원인’을 찾으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즉, ‘리모컨이 누워서’를 역으로 해 ‘리모컨을 세워’ 눈에 잘 띄게 하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예를 보자.
뜨거운 햇살의 여름, 해변가에서 오일을 바르고 선탠을 하는 선남선녀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그런데 막상 선탠족들은(특히 여성들) 한 가지 고민이 있다. 햇볕에 노출돼 그을린 피부와 수영복을 입어 하얗게 남은 피부의 차이, 즉 ‘선탠 자국’이 그것이다. 비키니가 세상에 나온 이후, 선탠 자국은 피서의 후유증으로 여성들을 괴롭혀 왔는데, 최근 수영복 제조사 키니키는 선탠 자국이 남지 않으며, 속이 비치지도 않는 비키니 ‘탠스루’를 출시했다.
역시 불편함을 잘 인지하고 문제의 핵심 원인, 즉 ‘옷감이 햇볕을 통과시키지 않는’ 점에 착안해 역으로 ‘수만개의 미세한 구멍으로 햇볕을 통과시키는’ 섬유를 개발한 것이다.
역발상의 사례를 보니, 문제 해결이 참 쉽게 느껴진다, 불편함을 인식하고, 핵심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 말이다.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부장,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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