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금융시장 지표들이 지난 9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사태 직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의 하강세 탈출 분위기 등으로 소비 지표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투명한 세계 경기 등으로 금융시장 및 소비 지표가 단기간 내 급속히 개선되기는 어렵겠지만, 지표 개선 추세가 장기화하면서 연말에는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 리먼前 수준 근접=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21일 코스피 지수는 1,488.99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6거래일간 110포인트 이상 급등하면서 리먼 사태 직후인 작년 9월 25일의 1,501.63에 근접했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5거래일간 2조원 이상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원.달러 환율은 1,248.50원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10일 이후 처음으로 1,240원대로 떨어졌다.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와 함께 무역수지 흑자 행진 등이 환율 하락을 뒷받침하고 있다.
5년 만기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지난 20일 현재 1.66%로 지난달 12일 1.61% 이후 한달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은 작년 8월 말 1.16%에 머물렀지만 9월 중순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한 무렵 1.6%대로 올라선 뒤 폭등세를 보이면서 10월에는 7%에 육박하기도 했으며 위기설에 시달리던 3월 중순에는 4%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4년물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 4월 4%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달 2%대로 떨어진 이후 2~2.5% 부근에서 등락하고 있으며 20일 현재 2.53%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은행권 연체율도 하락하고 있다.
회사채 3년물(AA-) 금리는 작년 11월 8.91%로 치솟기도 했지만, 지난달에는 4.9%대로 떨어졌고 이달 21일 현재 5.56%를 기록하고 있다. 리먼 사태 전인 작년 8월 초의 6.8%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작년 7월 6.1%대에서 올해 1월 3.2%대로 떨어진 뒤 21일 현재 4.16%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18개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6월 말 현재 1.19%로 전월 말보다 0.41%포인트 급락했다. 작년 9월 말 0.97%에 머물던 은행권 원화대출 연체율은 경기침체 여파로 작년 말 1.08%, 올해 3월 말 1.45%로 높아졌다.
◇소비지표 회복세=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경기가 하강세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소비지표도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백화점의 기존 점포 매출 증가율은 4월 2.8%, 5월 5.4%, 6월 7.7%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매출 증가율이 기존 점포기준으로 2%에 달했으며 장마가 물러나는 월말에는 3%를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기존점 매출 증가율은 지난 20일까지 4%로 지난달 3.6%보다도 더 올랐다.
대형마트는 7월에는 날씨 탓에 다소 부진했지만, 월말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다지만 중산층 이상에서는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면서 “젊은층 소비도 백화점 매출을 받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한상화 애널리스트는 “의류업체들이 하반기 물량을 작년 동기대비 5∼10% 늘려잡고 있다”며 “상반기 물량은 대부분 축소해놨는데 소비가 살아나면서 일부 브랜드의 경우 세일 때 물량이 동나버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말엔 리먼前 수준 복귀=전문가들은 금융시장 및 소비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단기간 내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이 급격하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한은행 홍승모 차장은 “아직 대형 상업은행들의 자본 확충이 완료되지 않았고 세계 경기 역시 바닥 신호를 보내고 있을 뿐, 성장세를 회복한 단계는 아니다”라며 “아직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 CTI 그룹이 파산 보호 신청을 모면하는 등 대형 악재가 대부분 소멸됐기 때문에 금융시장 안정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에는 상당수 지표가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리먼 사태 이후의 신용경색은 대부분 사라진 상황이지만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 등으로 환율이 급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가 강세와 수출 호조세 지속 등으로 환율은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인 1,150원을 향해 점진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 윤인구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은행과 공기업의 외화채권 발행이 예정돼 있어 CDS 프리미엄과 외평채 가산금리가 완만한 하락세를 그리면서 연말쯤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 세계 경기의 회복과 수출 호전 등으로 소비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성권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기가 개선되면서 수출이 4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기업의 임금 지불 능력이 향상되면 그 결과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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