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디즈니는 2000년 이후 디지털 영역에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디즈니는 이를 통해 사업 실적 면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나 운영의 비효율성도 증가했다. 2005년에는 한 분기에 비용이 4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당시 IT가 그 주범으로 평가받았다.
새로 부임한 디즈니의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두 자릿수 성장 실적을 요구 받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 방안으로 IT 아웃소싱을 결정했다. 그 결과 디즈니는 IT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얻었다. 이뿐 아니라 자원을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게 돼 변화가 많고 경쟁이 치열한 디지털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세계은행은 1분기 성장둔화와 산업생산 감소 등을 근거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5%에서 -2.9%로 낮췄다. 경제 회복 낙관론이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이에 대해 ‘아직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 위기의 폭풍 속에서 소위 ‘살아남은 기업들’은 보다 강도 높은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 미래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지속하고 있다.
기업 내 IT는 이러한 비즈니스 전략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부문이다. IT는 효율화의 첫 번째 대상이 되는 일이 많다. 동시에 비즈니스의 효율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훌륭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최근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IT 아웃소싱 검토가 활발해지고 있다. IT 전문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으면 자사 운영 대비 비용 절감과 IT 역량 강화가 가능해 비용 및 시간 측면에서 투자 위험이 낮고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IBM 리서치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공동 발표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IT 아웃소싱 서비스를 받고 있는 기업은 평균적으로 운영비용을 15∼25%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이를 통해 IT 프로젝트 예산을 50∼100%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효과뿐 아니라 아웃소싱을 도입한 기업들의 세전 순익은 평균 11.8%포인트 증가했다. 판매 및 일반 관리비도 수행 전보다 절감되어 산업 평균보다 9.9%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IT 아웃소싱이 즉각적인 비용 절감 효과뿐 아니라 서비스 수행 역량의 향상, 비즈니스 성과 향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사업이 급격하게 성장하거나 인수합병(M&A) 등으로 사업 규모와 복잡성이 급격히 성장하는 기업의 IT는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이어야 한다. 대한항공은 1990년대 말 이후 물류 사업을 확장하고 IT의 업무 활용도를 높이면서도 아웃소싱을 통해 대규모 투자 없이 변동비의 형태로 안정적인 IT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에 고무된 대한항공은 10년간의 아웃소싱 계약을 최근 다시 10년 연장하고 단순히 IT 운영이 아니라 비즈니스 가치에 기반을 둔 한 차원 높은 아웃소싱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의 특성상 IT의 중요성이 높아 역량 향상이 중요하거나 비즈니스 IT가 새로운 역량을 필요로 하는 때에도 아웃소싱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아웃소싱 파트너의 운영 노하우가 운영 과정에서 전달되기도 하고 글로벌 IT 서비스 역량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는 신기술이나 산업에 대한 전문적 지식의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대 순익을 기록한 교보생명은 IT 아웃소싱 계약을 통해 IT와 비즈니스 측면이나 내부 인력 교육 측면에서 아웃소싱 파트너의 지식 자산을 일부 활용할 수 있는 경로를 가졌다. IT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사용한만큼 지불하는 솔루션을 적용해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자체 운영 대비 운영비를 약 19% 절감했다.
오늘날의 IT 아웃소싱은 단순히 비용절감 목표를 추구하는 형태에서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파트너십의 형태로 진화해 왔다. 파트너십 형태의 아웃소싱은 고객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에 맞는 혁신 서비스가 포함된다는 점이 기존의 아웃소싱과 차별된다. 비즈니스 혁신 기회 발굴 및 조사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공동 연구 수행 프로그램’이 그 좋은 예다. 상호 신뢰관계를 공고히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기도 한다.
얼마 전 교보생명, 아모레퍼시픽, 일진 등 IBM 아웃소싱 고객들이 참여한 ‘전략적 아웃소싱 포럼’은 정기적으로 고객 기업과 서비스 제공자가 만나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필요한 개선과 혁신을 지속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기업이 모든 영역에 대해 시장 우월적 지위를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쟁의 범위와 강도가 높아지고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심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핵심 역량에 기업의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자사의 핵심 역량과 비핵심 역량을 명확히 정의하고, 비핵심 역량은 그 분야의 전문 파트너와 협력해 효율성은 높이고 비용과 리스크는 줄이는 유연하면서도 담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wonjong@kr.ib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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