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전쟁터나 다름없죠.” 오는 8월 31일 차세대시스템 오픈을 앞두고 한참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최현 국민연금공단 정보시스템실장이 최근 근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마지막 테스트 작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그는 계속되는 야근으로 다소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 표정은 밝았다.
최현 실장은 공단 창립 멤버로 공단 IT 역사의 산증인이다. 공단 근무 21년 중 지사에 근무한 3년을 제외하고는 18년 이상을 정보시스템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실무통이다. 그가 공단 정보시스템에 갖는 애정과 열의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2002년 국내 처음으로 4대 사회보험 정보연계시스템을 구축할 때 관련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현재 그는 공단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990년도에 들여와 19년 넘게 사용해온 IBM 메인프레임을 유닉스시스템으로 교체하고 연금업무시스템을 재구축하는 등 대대적인 시스템 환경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외에 멀티채널통합(MCA),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전사애플리케이션통합(EAI), 지식관리시스템 구축 과제도 차세대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다.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320억원이 넘는다.
최 실장은 “기존 공단정보시스템을 유연한 운용 구조로 변경해 고객 서비스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게 공단 차세대시스템의 목표”라고 말했다.
◇성공적 차세대 오픈에 전력=최 실장이 국민연금공단 최고정보책임자(CIO) 역할을 맡은 것은 올 초부터다. 올 1월 정보시스템실장에 부임하자마자 그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바로 차세대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성이었다.
8월 31일 오픈을 앞두고 시범운용을 진행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차세대시스템 테스트 작업에 한창이다. 그는 “시스템 설계와 개발 단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테스트 작업”이라며 “현재 각 지사에서 분야별로 해당 업무 전문가가 짧게는 5일, 길게는 4주에 걸쳐 집중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구축하는 차세대 정보시스템에 상당한 자부심을 보였다. 특히 연금업무시스템을 고객·사용자 중심의 시스템으로 전면 재구축함에 따라 고객 서비스 수준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또 기존에 없던 가입 이력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으로써 징수·급여간 연계업무 처리속도를 크게 향상시키고 특히 매월 25일 고지되던 당월분 보험료를 매월 1일부터 웹에서 고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납부 가능 기간 확대 및 조기납부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차세대 프로젝트에서 공단 주전산기를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기반으로 전환함에 따라 시스템 유지보수나 증설·변경 및 신기술 도입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공단 측은 기존 IBM 메인프레임 대비 향후 5년간 370억원의 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실장은 “국민들이 자주 물어보는 것 중 하나가 60세 이후 자신이 받게 되는 예상 연금액”이라며 “납부 유예기간 등 다양한 조건들을 많이 궁금해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차세대 정보시스템이 보다 신속히 지원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인 정보보호 강화=국민연금공단은 차세대 프로젝트에 이어 직역연금 연계시스템 구축도 준비해야 한다. 직역연금은 공무원연금·사립학교 교직원연금·군인연금·별정우체국 직원연금을 일컫는 것으로, 효율적인 대국민 서비스를 위해 국민연금시스템과 통합하는 법률이 올해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8월 7일 시행된다. 이에 따라 관련 시스템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이처럼 관련 법률이 최근에 제정되면서 차세대 프로젝트에는 이 내용이 반영되지 못했다. 이에 국민연금공단은 직역연금 관련 일부 영역을 현재 추가 계약으로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실장은 “시간이 워낙 촉박해서 기관별로 내부 보완해야 할 부분은 각자 먼저 작업하고 추후 ISP 결과에 따라 공동 추진할 예정”이라며 “올해까지는 요청하는 건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구축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직역연금 포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굵직한 프로젝트 외에도 많은 과제들이 있지만 최근 그가 부쩍 신경을 많이 기울이고 있는 부문은 개인 정보보호 분야다. 내부 직원들이 고객 개인정보들을 적법하게 사용하는지, 외부 해킹에는 안전한지 등을 별도 팀을 구성해 정보보호 강화에 나서고 있다. 또 국가 사이버안전센터와 연결해 통합 보안관제 체제를 구축해 개인정보를 상시 감시하고 있다.
최 실장은 “인력을 많이 보충하기보다는 시스템적으로 보안 관련 업무를 자동화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수작업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던 부문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개인 정보보호 수준을 계속 높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 서비스 개선에 적극 투자=최 실장은 IT 투자에 있어 우선순위가 명확하다. 고객 서비스 개선이 단연 1순위고 내부 고객의 업무 편의성과 효율성 향상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기준이다.
그는 “IT로 어떻게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킬지가 최대 고민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며 “단순히 IT부서 차원이 아니라 공단 전체 직원들이 IT를 잘 활용해서 업무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실이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신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서버 가상화를 비롯해 다양한 신기술 적용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각종 안내문과 고지서를 개인 전자사서함으로 보내는 국민전자사서함 u포스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최 실장은 “지난해에 90여개 지사를 전부 단일 인터넷망으로 엮어서 IP텔레포니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이는 공공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시도한 것으로 수신율이 80%에서 95%로 향상돼 고객 서비스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이런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한 혁신적인 프로젝트들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현재 IT아웃소싱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아직은 ‘연금’이라는 특화된 업무에 IT아웃소싱을 일반화시켜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인프라 관련 운용 부문에서만 아웃소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향후 전문업체에 IT아웃소싱하는 비중을 30%까지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최현 국민연금공단 정보시스템실장은
1988년 3월 국민연금공단에 입사(전산직 4급)해 2002년까지 자격정보, 징수정보, 급여정보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02년 10월부터 2004년 6월까지 4대 사회보험 정보연계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지냈으며, 정보시스템실 경영정보지원팀장, 국민연금공단 익산지사장 등을 거쳐 올해 1월부터 정보시스템실장을 맡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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